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척추 수술을 하다 환자의 소장에 구멍을 내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된 의사 손아무개씨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손씨는 2011년 3월 최아무개씨의 척추를 수술하던 중 실수로 소장 두 곳에 구멍을 냈다. 최씨가 수술 뒤 통증을 호소하자 손씨는 약물치료를 했다. 사흘 뒤 최씨가 배가 뒤틀린다며 괴로워하자 손씨는 시티(CT) 촬영 결과 단순히 장이 막힌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가 조처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이틀 뒤 상태가 더 나빠지자 손씨는 그제야 최씨를 대학병원으로 보냈다. 대학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은 최씨는 결국 넉달 뒤 숨졌다.
1심은 “수술기구를 복막 안으로 삽입하는 의사에게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장기들을 손상시키지 않고, 만약 천공하더라도 응급조치를 제때 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를 게을리해 소장 2곳을 천공시켜 복막염으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손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최씨 유족과 합의하고, 민사소송에서는 판결에 따라 손해배상금 4500만원을 지급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런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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