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누룩서 추출한 균주 특허출원
시장장악 일본산 백국균 대체할듯
시장장악 일본산 백국균 대체할듯
한국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상당수 막걸리에 남아 있는 일본의 맛과 향을 털어낼 길이 열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술 가운데 하나인 막걸리 제조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양조용 ‘입국’ 발효제 균주는 일제 강점기 초기 일본에서 도입된 백국균(아스퍼길러스 루츄엔시스)이다. 찐 쌀에 균주를 배양한 입국은 효모·물과 섞어 막걸리의 밑술을 만드는 데 들어간다. 입국이 술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보면 일본의 식민지배에서 독립한 지 70년이 되도록 우리 전통주인 막걸리는 여전히 일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13년부터 강원도 동해·정선과 전남 고흥 등 전국 27곳에서 수집한 전통누룩 균주 212종에서 최근 막걸리 제조용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우수 균주 3종을 분리해 특허출원을 완료하고, 막걸리 양조업계에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생물자원관은 이번에 분리한 3종의 균주는 과일·꽃 등의 독특한 향기와 풍부한 맛을 지니고 있어 현재 막걸리 제조에 주로 사용되는 일본 원산 백국균 입국 발효제를 대체할 수 있으리라고 덧붙였다.
생물자원관 유용자원분석과 김창무 연구관은 “상당수 양조업체가 전통 누룩으로는 품질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일본에서 도입된 백국균을 국내에서 증식 배양한 입국 발효제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이를 대체할 균주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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