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번화가서 개최…가수공연 않고 체험행사로 꾸려
울산대의 올가을 축제는 ‘유별’나다.
5~7일 열린 울산대 공대 학생회의 축제 장소는 교내 캠퍼스가 아니다. ‘울산시민과 함께하는 문수공학제’는 울산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삼산동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에서 열렸다.
축제 내용도 특별하다. 일방적인 작품 전시나 호화로운 초청가수 공연 등 ‘흔한 행사’가 아니라 자신들이 직접 만든 실험 장비 등을 이용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체험형 행사로 꾸몄다. 항공학과는 실물 크기의 비행기 조종석을 만들어 누구나 모의 조종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첨단소재공학과는 형상기억 합금이 변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줬다. 화학공학과는 10원짜리 동전을 약품을 이용해 은색으로 바꾸는 장면을 보여준 뒤 시민에게 나눠줬다. 또 무대에선 전문 강사가 여성 화장 요령을 강의했다.
이와 함께 이 대학 총학생회도 ‘열린 대학’을 내걸고 시민들을 초청해 12일 저녁 7시 본관 뒤 잔디밭에서 울산시립교향악단의 클래식 음악 연주회를 연다. 박상혁(테너)·이동우(첼로) 교수 등 이 학교 음대 교수들도 협연하는 이 음악회는 “인기가수 공연 일색의 대학 공연문화를 개선해 대학이 지역사회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는 총학생회의 요청으로 이뤄진다.
총학생회는 이어 27~28일 세계 대륙의 오지 민속공연을 한자리에 볼 수 있는 세계문화축제에도 주민들을 초청한다. 이때는 또 울산에 사는 외국인을 위해 택견 등 우리나라 무예와 전통춤도 보여줄 예정이다.
이수현(28·산업공학 4) 울산대 총학생회장은 “2003년 외국 배낭여행 때 대학축제가 지역민이 참여하는 축제로 치러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이제 학생들끼리 단지 먹고 마시는 대학축제 문화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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