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건 유출’ 공판이 열린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 출입구에서 취재진이 증인으로 소환되는 박지만 이지(EG) 회장을 기다리고 있다. 박 회장은 취재진을 피해 다른 출입구로 법정에 들어갔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이지(EG) 회장이 21일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정치에 관심 없다. 심하게 말하면 냉소적”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창영) 심리로 열린 조응천(53)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의 공판에서 ‘조 전 비서관이 박 회장을 이용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고 청와대 문건을 전달했느냐’는 변호인 신문에 “원래 정치권력이나 이런 것에 관심도 없다. 조 전 비서관도 그걸 잘 알고 있는 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날 이용해 뭘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청와대 유출 문건 17건을 본 기억이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는 “거의 잘 기억이 안 난다”고 하다 정윤회씨 관련 문건은 “기억이 난다. 정씨가 나를 미행한 것으로 지목돼, (박관천 경정이) 내가 정씨에게 관심 있는 게 아닌가 해서 준 것 같다”고 답했다.
청와대의 ‘관리’로 사회활동에 제약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조 비서관이 집사람(서향희 변호사)이 변호사 일을 접고 (박 대통령) 임기 동안 다른 일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고 집사람도 그걸 받아들였다. 여담이지만 덕분에 쌍둥이도 낳았다”고 했다. 또 “거의 대통령과 통화가 없지만 그때 전화해서 창구를 조 전 비서관으로 단일화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대선 때부터 상대한 조 전 비서관이 계속 자신을 담당하도록 박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박 회장은 네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해 과태료를 부과받고 구인영장이 발부되자 자진 출석했다. 법원에 ‘증인지원절차’를 신청한 그는 방청객 출입구가 아닌 재판부 이용 통로로 입장해 취재진을 피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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