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근처라고 하더라도 학생들의 학습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호텔을 신축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차행전)는 고아무개씨가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 사범대 부설여중과 부설초등학교 근처에 관광호텔 신축을 허가해 달라며 서울중부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고씨는 지난해 7월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학교 경계선으로부터 200m 이내)에 지하 4층, 지상 16층 규모의 관광호텔을 신축하기 위해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 내 금지행위 및 시설 해제’ 신청을 했다. 학교보건법에는 교육감이 관련 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습과 학교 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인정하는 시설은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 내에 설치 허가를 해줄 수 있다고 돼있다.
하지만 학교장들한테서 의견을 받은 서울중부교육지원청은 위원회 심의를 거쳐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호텔이 들어서면 노래방과 술집 등 유흥업소가 늘어나 학생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의견 등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부지 인근에 관광 수요나 유동인구가 많은 동대문, 대학로 등이 있고, 호텔은 관광객, 비즈니스맨 등을 위한 객실 위주로 설계가 이뤄져 유흥주점이 들어설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호텔이 신축된다 하더라도 학생들의 학습과 학교 보건위생 등에 나쁜 영향을 거의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고씨가 입게 되는 재산권 침해, 영업 자유의 침해가 크다”고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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