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업 수의계약 특혜 수주
농협회장 등에 전달 가능성 주목
농협회장 등에 전달 가능성 주목
검찰이 농협 계열사 협력업체 대표를 구속하면서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농협 계열사인 엔에이치(NH)개발의 협력업체 대표인 정아무개(54)씨를 회사자금 5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로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ㅍ건설 등 업체 4곳을 실질적으로 소유한 정씨 쪽이 엔에이치개발이 발주한 여러 사업을 특혜 수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업체들이 농협 하나로마트 건설 공사 등을 수의계약으로 따낸 뒤 공사비를 부풀려 만든 비자금을 농협 고위직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 최원병(69) 농협중앙회 회장이 연루됐을 가능성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농협유통과 엔에이치개발 등 농협 계열사들이 비자금 조성에 개입했는지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농협유통은 하나로마트 등 유통부문을 관리하는 업체로 지난해 매출이 1조2322억원에 달하는 대형 계열사다. 농협유통은 하나로마트 개·보수나 신축 공사를 대부분 엔에이치개발에 맡기고, 엔에이치개발은 공사를 다시 하청업체에 발주하는 방식을 쓴다. 농협유통과 엔에이치개발은 농협 안팎에서 특정 업체에 공사를 밀어주고 여러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해왔다고 의심을 받아온 계열사이기도 하다.
검찰은 농협은행이 부실 상태의 리솜리조트그룹에 1600억원대 대출을 해준 과정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런 과정에서 상부의 압력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당시 여신담당자 등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