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확충않고 돌려써
학교쪽 “원하는 교원 채용못해…”
비정규직 비율 ‘10명중 4명’
“고용 해결 의지 없어” 지적 나와
학교쪽 “원하는 교원 채용못해…”
비정규직 비율 ‘10명중 4명’
“고용 해결 의지 없어” 지적 나와
서울대가 해마다 인건비 예산을 100억원 이상씩 남겨 건물 신축·리모델링에 돌려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비정규직 비율은 매년 늘어나 10명 중 4명에 육박한다. 31개 국립대 가운데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인건비 전용 현황’ 자료를 받아 분석해보니, 서울대는 교직원 미충원으로 2013년 147억8600만원, 2014년에는 125억5000만원의 인건비 예산을 쓰지 않았다. 연간 인건비 총액(2860억원)의 5%쯤 되는 액수다.
서울대는 이 돈의 대부분을 건물 신축과 리모델링 등 시설비로 썼다. 서울대 예산과 관계자는 17일 “원하는 교원을 채용하지 못해 인건비가 남았다. 이 돈을 어디에 쓸지는 가치판단의 문제인데, 공간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여러 의사결정 단계를 거쳐 시설투자에 쓰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올해 완공된 수의대 생명공학연구동, 체육문화교육연구동, 인문대 14동 등에 전용된 인건비가 들어갔다.
교육부가 올해 집계한 ‘국립대 비정규직 고용 및 무기계약 전환 현황’을 보면, 서울대는 직원 중 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이 아닌 비정규직 비율이 전체의 35.6%에 이른다. 31개 국립대 전체 평균(19.5%)에 견줘 2배 가까이 높다. 서울대는 기간제 근로자의 무기계약직 전환 비율도 28위로 최하위권이었다. 같은 상임위의 박주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자료를 보면, 서울대가 법인화한 2012년 39%이던 무기계약직 전환율은 2013년 34%, 지난해 29%, 올해는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기간제 노동자는 2012년 527명, 2013년 607명, 지난해 697명, 올해 833명 등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유 의원은 “2년 연속 100억원 넘는 인건비가 남았는데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에 쓰기보다 시설비로 사용한 것은 서울대에 고용문제 해결 의지가 없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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