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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학교 주변 호텔 신축’ 놓고 재판부별 엇갈린 판결

등록 2015-08-24 20:14수정 2015-08-24 21:38

“성 가치관에 악영향” 불허
“비즈니스맨들이 이용” 허용
“사안 달라 판결 결과도 달라”
박근혜 정부 규제개혁 드라이브의 상징이 된 학교 주변 호텔 신축을 놓고 판결이 엇갈리고 있다. 건물 위치도 주요하게 고려되지만, 성풍속과 관련된 악영향 가능성을 우려하느냐 또는 ‘비즈니스’ 측면에 초점을 맞추느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건축업자 전아무개씨는 지난해 1월 학교환경위생 상대정화구역에 지하 4층 지상 22층짜리 관광호텔을 지으려고 서울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 ‘호텔 시설 및 호텔업 금지 해제 신청’을 했다. 이곳은 서울 강동구 ㄷ중학교 출입문으로부터 125.57m, 경계선으로부터 직선거리로 20.47m 떨어져 있다. 호텔 신축이 불가능한 절대정화구역(학교 출입문부터 직선거리 50m 이내)과 달리 학교 경계선으로부터 200m까지 설정된 상대정화구역은 교육감이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가해줄 수 있다. 하지만 서울강동송파교육지원청은 “학습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이승택)는 전씨가 낸 소송에서 “전씨는 중학교에서 육안으로 내부가 안 보인다고 하지만, 호텔 투숙객이 방문을 열 경우와 망원경을 사용할 경우 내부 모습을 볼 수 있어 중학생들의 성 가치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호텔을 운영할 것이라는 건 전씨의 주장일 뿐”이라며 “관광호텔에서도 음성적 성매매가 이뤄지는 현실에 비추면, 관광호텔을 상대정화구역에서 금지시킬 정책적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밝혔다.

반면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허가를 해주라는 판결도 나오고 있다. 김아무개씨는 2011년 8월 상대정화구역에 지하 3층 지상 16층짜리 건물을 짓고 용도를 관광호텔로 변경하겠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근처 초등학교 출입문으로부터 149m, 경계선으로부터는 직선거리로 81m 떨어진 곳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경란)는 22일 김씨가 서울남부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 건물 근처는 인근 초등학생들의 주 통학로가 아닐 뿐 아니라, 학교와 호텔 사이에 오피스텔 건물이 여러 채 있어 학교에서 이 이 건물이 보이지 않는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이 건물은 업무차 여행하는 비즈니스맨을 위주로 설계돼 유흥업소가 들어설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차행전)도 고아무개씨가 서울대 사범대 부설여중과 부설초등학교 근처에 관광호텔 신축을 허가하라며 낸 소송에서 비슷한 이유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관계자는 “학교 근처 호텔 허가 소송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학생들의 학습과 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라며 “다만 재판부마다 맡은 사안이 달라 결과도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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