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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민통선 통일농장에서 고구마 수확한 신광식씨 가족

등록 2005-10-11 18:28

“산너머 북한 친구들과 나눠 먹었으면”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과 광복 60돌의 의미를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삼성코닝정밀유리 노사협의회 사원대표인 신광식(36)씨 가족이 지난 9일 민통선 내에서 땀을 흘린 이유다. 이날 신씨 가족을 포함해 삼성코닝정밀유리(이하 삼성코닝) 직원가족 등 60여명은 파주시 진동면 해마루촌 근처 ‘한겨레 통일농장’에서 통일고구마를 캤다. 이날 행사는 삼성그룹에서 진행 중인 ‘자원 봉사 대축제’ 기간에 맞춰 회사 차원에서 이뤄졌다.

신씨는 “회사가 충남 천안에 위치해 평소 아이들에게 통일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며 “분단의 상징인 민통선 내에 직접 들어와 고구마를 캐는 것이 광복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 같아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오전 11시 임진강을 가로지르는 군사다리인 ‘전진교’를 넘어 ‘통일농장’ 고구마 밭에 도착했다. ‘통일농장’은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지난 4월부터 참여를 원하는 가족들의 신청을 받아 직접 씨를 뿌리고 가꾼 곳이다. 삼성코닝은 올해 ‘통일농장’ 민통선 농사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수확을 담당하게 된 셈이다.

행사 참여 가족들은 줄기를 뽑을 때마다 달려 나오는 씨알 굵은 고구마에 탄성을 지르곤 했다. 신씨의 두 아들인 동인(천안 월봉초 3년), 동건(월봉초 1년)군도 갓 수확한 고구마를 보며 즐거워하면서도 바로 산 넘어 있을 북한 친구들 생각을 잊지 않았다. 형인 동인군은 “저 산 넘어에 북한 친구들이 있는데, 서로 만날 수 없어 안타깝다”며 “얼른 통일이 돼 이 고구마를 함께 나눠 먹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씨를 비롯해 행사에 참여한 가족들이 이날 캔 약 10t의 고구마를 실제 이런 ‘통일의 꿈’을 전하는 도구로 쓸 계획이다. 고구마는 우선 삼성코닝에서 지원하는 꿈자리 공부방 등 지역 공부방, 아신시 아산중학교 등 학교, 온양농아인 교회 등 종교시설 등에 보내질 예정이다. 신광식씨는 “어려운 여건에 있는 지원시설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진 못했지만, 이들이 고구마를 통해 광복의 의미와 통일의 꿈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신씨는 또 일부 고구마를 사원들에게 판매해 최근 입원한 한 사원을 돕는 운동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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