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학위 수여식이 열린 지난 2월2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에서 취업난의 현실을 풍자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화제가 됐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사상 최악의 청년 취업난과 장기 불황 속에 한국인의 ‘마음 온도’가 꽁꽁 얼어붙어 영하 14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1일 시장조사기관인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고교생, 취업준비생을 포함한 대학생, 20∼30대 직장인, 40대 직장인, 50대 직장인 등 5개 세대 그룹으로 나누어 그룹별 200명씩 총 1천명을 대상으로 ‘마음의 온도’를 주제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응답자가 속한 세대의 심리적 체감온도인 ‘마음의 온도’는 몇 도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전체 평균은 영하 14도로 나타났다. 각 세대가 겪고 있는 각종 사회·경제적 상황들로 인한 심리적 체감온도라고 할 수 있는 ‘마음의 온도’ 조사는 -30도(최악), -20도(심각), -10도(걱정), 0도(견딜만한), 10도(약간 만족), 20도(대체로 만족), 30도(매우 만족) 척도로 측정했다.
세대별로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 그룹이 영하 17도로 가장 추위를 많이 느끼고 있고, 고등학생 그룹(-16.6도), 2030 직장인(-13.8도), 50대 직장인(-13.5도), 40대 직장인(-9.3도) 순으로 나타났다. ’마음의 온도‘가 가장 낮은 대학생(취준생) 그룹 중에서도 졸업을 앞둔 4학년이 영하 24.2로 가장 낮았다. 대학생 중 ’마음의 온도‘가 가장 높은 시기는 4년제 대학 2학년(영하 11.1도)으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고등학생·대학생 여성 그룹이 각각 영하 18.1도로 가장 낮았다. 반면 40대 여성 직장인 그룹은 영하 6.2도로 가장 높았다.
심리적 추위로 인해 마음의 온도가 낮아질 때 전체 응답자의 56.7%는 “소비 욕구도 낮아진다”고 응답했다. “소비 욕구가 높아진다”는 21.1%, “별 차이가 없다” 22.2%였다. 소비욕구가 줄어든다는 응답은 50대(80.5%), 40대(68%), 2030 직장인(52%), 대학생·취준생(51%) 등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많아, ‘마음의 온도’와 소비 욕구 감소의 상관관계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마음의 온도’가 높아질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더 낮아질 것”이라는 응답(79.1%)이 “높아질 것”(11.4%), “변화 없음”(9.5%)보다 훨씬 많았다. 마음의 온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이유로는 ’경쟁이 갈수록 더 치열해지는 세상이 될 것 같아서‘(39.9%)가 가장 많았고, ’경제전망이 밝지 않아서‘(36.5%)가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8월 21일~25일까지 전국에 걸쳐 온라인 서베이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10%다.
조계완 기자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