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2010년 조사결과
대규모 국가산업단지(국가산단)를 끼고 있는 울산과 포항 지역 남성 주민의 특정 폐질환 사망률이 전국 평균보다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포항·여수·광양·안산·청주·시흥·서산 등 전국 8개 국가산단 지역 주민 가운데 기관지·폐 악성신생물(암) 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남성 비율도 전국 평균보다 20% 이상 높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받은 ‘국가산단 지역 환경오염 및 건강영향 감시사업 추진사항 보고 자료’를 보면, 1992~2010년까지 18년간 울산시에서는 인구 10만명에 연평균 남성 53.6명이 폐쇄성 폐질환 등의 만성 하기도 질환으로, 남성 74.41명이 기관지·폐암으로 숨졌다. 이는 같은 기간 각각 연평균 38.41명, 60.45명인 전국 평균보다 39.55%, 23.09% 높다. 포항시에서는 같은 기간 연평균 50.22명이 만성 하기도 질환으로, 75.81명이 기관지·폐암으로 숨져, 전국 평균보다 각각 30.75%, 25.41% 높은 사망률을 기록했다. 8개 산단 지역 전체로는 두 질환에 따른 사망자가 전국 평균보다 각각 8.38%, 8.78% 높았다.
다른 암인 악성신생물에 의한 사망자는 대규모 석유화학산단을 낀 여수시에서 가장 많았고 포항과 울산이 뒤를 이었다. 여수에서는 인구 10만명당 290.75명이 숨져, 전국 평균 256.42명보다 사망률이 13.39% 높았다. 포항과 울산은 전국 평균보다 각각 12.23%, 6.67% 높았다. 8개 산단 지역 전체의 악성신생물에 의한 사망자는 전국 평균과 견줘 3.39% 많았다.
인구 10만명당 의료기관 이용률인 ‘표준화 의료이용률’을 보면 8개 산단 지역에서는 2006~2011년까지 연평균 남성 208명이 기관지·폐 악성신생물로 의료기관을 이용했다. 같은 기간 연평균 172명인 전국 평균보다 20.9% 많다. 산단 지역별로 보면 포항시(남구)가 219명으로 가장 많았고, 광양과 울산(남구)이 각각 218명, 217명으로 뒤를 이었다.
심 의원은 “산단 지역의 높은 폐질환과 암 사망률은 산업체에서 누출되고 있는 각종 발암물질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민의 오염물질 노출을 줄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