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행사를 진행하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사진 왼쪽)와 방송인 리키 김. 사진 박미향 기자
미국대사관저 ‘하비브 하우스’에서
방송인 리키 김과 추석 음식 만들어
방송인 리키 김과 추석 음식 만들어
“이렇게 부치면 되죠. 맛있어 보여요?”
마크 리퍼트(42) 주한 미국대사가 검정색 앞치마를 두르고 뒤집개를 든 채로 연신 전을 구웠다. 그가 솜씨를 발휘하는 음식은 감자전과 갈비구이다.
지난 22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미국대사관저 ‘하비브 하우스’에서 리퍼트 대사가 미국에서 공수해온 식재료로 우리 추석 음식을 만들었다. 한국 부임 뒤 첫 번째 맞는 추석을 기념하고자 행사를 마련했다고 했다.
이날 방송인 리키 김(34)이 리퍼트 대사를 도와 음식을 만들었다. 그는 리퍼트 대사가 얇게 부친 감자전 위에 크랜베리를 올리면서 “감자전만 씹으면 맛이 심심하다. 말린 과일이나 크랜베리는 식감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크랜베리는 칠면조구이와 함께 대표적인 미국 추수감사절 음식이다.
지글지글 갈비가 익어가자 리퍼트 대사의 애완견 그릭스비가 냄새를 맡은 듯 식탁을 찾아들었다. 대사는 좋아하는 한식으로 “김치, 갈비, 불고기, 삼겹살, 삼계탕” 등을 꼽으며 특히 맥주와 먹으면 일품이라고 한식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에서 첫 추석상차림도 미국식이 아닌 한국식으로 차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식은 미국에서도 매우 주목받고 있지만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도 큰 관심의 대상인 걸로 안다. 고기요리가 있는가하면 채소요리가 있고, 매운 맛이 있는가하면 단맛이 있어 모든 사람들이 다가갈 수 있어 좋다.”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된 우리 삼계탕을 예로 들면서 양국의 식재료나 맛, 음식이 서로 교류하는 것은 문화교류의 한 방법으로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리퍼트 대사의 아내 로빈(40)도 한 살배기 아들 제임스 윌리엄 세준의 이유식을 국산 양배추, 현미 등으로 만들어 먹인 적이 있다며 한식 사랑을 내비쳤다. 이날 행사에는 갈비나 감자전 이외에도 잡채, 호박전, 송편 등의 우리 음식과 사과파이, 피칸파이 등 미국 추수감사절 음식이 함께 선보였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마크 리퍼트 대사가 만든 갈비구이와 크랜베리를 올린 감자전. 사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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