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소속 하위직 경찰관 2명이 5억원 가까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경찰은 애초 이들 중 한명이 6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밝혀냈으나 검찰 수사를 통해 ‘투캅스’의 수수 혐의 액수가 몇배로 불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경찰 헬기 정비업자한테서 약 5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뇌물 등)로 경찰청 김아무개(42) 경사와 다른 김아무개(35) 경사를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ㅁ정비업체 대표 배아무개(37)씨도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두 경찰관은 2012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헬기 부품 납품과 정비 용역 수주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배씨에게서 45차례에 걸쳐 4억9390여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각각 경찰청 항공운영계와 항공정비대 소속이던 이들은 배씨한테서 거래대금의 10%를 돌려받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둘은 리베이트 1억2050만원을 반씩 나눠 가졌고, 본청 항공운영계에 근무하던 김 경사는 계약 권한을 무기로 3억7340여만원을 따로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항공운영계 소속이던 김 경사는 단순 중개업체인 배씨 회사가 세계 최고 수준인 외국 정비업체의 한국지사인 것처럼 허위 공문을 만들고, 감사를 받게 되자 선적·정비 일정을 위조한 배씨 회사의 공문을 만들어 경찰청 감사담당관실에 제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항공운영계 김 경사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자 지난 6월 항공정비대 김 경사를 후임으로 발령냈다. 전임자가 배씨한테서 뒷돈 6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적발했지만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후임 김 경사도 이미 3년 전부터 함께 뇌물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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