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진원(두산인프라코어 상무)씨가 12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세계물류’ 수십억대 조성
검찰, 총수일가에 전달 확인…하도급액 부풀려
박용욱씨 “넵스 비자금 일부 불교단체에 기부”
두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손기호)는 두산그룹 위장 계열사인 ‘세계물류’가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물류 운송을 맡고 있는 세계물류가 하도급 업체들과의 거래 금액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자들도 불러 조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세계물류의 비자금이 두산그룹 총수 일가로 전달된 사실을 확인하고,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물류의 비자금 조성 사실은 박용오 전 회장 쪽이 7월 검찰에 낸 진정서에도 담기지 않아, 검찰이 이미 두산그룹 관련 업체들의 광범위한 비자금 조성 사실을 확인한 뒤 총수 일가들의 소환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물류는 운송 하청업체인 광주의 ㄱ사와 경북의 ㄷ사 등에 직원을 파견해 비자금 조성에 관여하고, 이들은 매달 조성된 비자금을 본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물류 김아무개(58) 사장은 2000년부터 5년 동안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박용성 회장의 큰아들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에게 전달한 사실이 드러난 동현엔지니어링에서 2000년 9월~2002년 3월 부사장을 지냈다. 세계물류는 1996년 두산그룹 구조조정 때 계열이 분리됐다.
검찰은 또 이날 박진원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검찰은 박진원씨를 상대로 동현엔지니어링 등에서 비자금을 전달받은 경위와 비자금을 어디에 썼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오 전 회장 쪽은 박용성 회장의 비자금을 박진원씨 등이 관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이 7일 “㈜넵스에서 하도급 업체들과 거짓거래를 한 것처럼 꾸며 만든 수십억원의 비자금 가운데 일부를 불교 단체에 기부했다”고 진술한 것과 관련해 이의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을 여러 곳에 썼다고 했지만 돈을 받은 쪽이 처벌받을 수 있는 진술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용욱씨는 또 “박용만 부회장 등에게 비자금을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곧 박용만 부회장을 조사한 뒤 다음주께 박용성 회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검찰은 이와 함께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이 7일 “㈜넵스에서 하도급 업체들과 거짓거래를 한 것처럼 꾸며 만든 수십억원의 비자금 가운데 일부를 불교 단체에 기부했다”고 진술한 것과 관련해 이의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을 여러 곳에 썼다고 했지만 돈을 받은 쪽이 처벌받을 수 있는 진술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용욱씨는 또 “박용만 부회장 등에게 비자금을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곧 박용만 부회장을 조사한 뒤 다음주께 박용성 회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