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도박으로 하루에 수십억원을 탕진한 기업인들이 잇따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폭력조직들이 운영하는 해외 고급호텔 카지노에서 수차례 도박을 벌인 혐의(상습도박)로 정운호(50)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를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회삿돈을 빼돌려 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로 폐기물 처리 업체 ㄱ사, ㅅ사 등을 운영하는 임아무개(53)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정 대표는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마카오와 필리핀의 고급호텔 카지노에서 ‘바카라’ 게임을 하며 하루 10억원을 넘게 쓰는 등 총 101억원 규모의 상습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바카라는 ‘뱅커’(카지노 딜러)와 ‘플레이어’(도박자)가 가진 2~3장의 카드를 더한 수의 끝자리가 9에 가까운 사람이 이기는 도박으로 한 게임에 1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정씨는 사행성이 높아 ‘카지노 게임의 왕’이라고 불리는 바카라 한판에 최대 3억원의 돈을 걸었다고 한다. 돈을 따도 소용이 없었다. 정씨는 지난해 8월 도박으로 돈을 땄으나 정산대금 14억원을 카지노칩으로 바꿔주겠다는 원정도박 브로커의 말을 듣고 같은 해 10월 필리핀의 호텔에서 바카라를 해 돈을 모조리 잃었다.
임씨는 회삿돈까지 빼돌려 도박에 사용했다. 그는 1월 필리핀 마닐라의 호텔 카지노에서 바카라로 하루에 45억원의 돈을 잃었다. 임씨는 한판에 많게는 1억7000만원까지 판돈을 걸고 바카라 게임을 벌였다고 한다. 도박자금의 일부는 회삿돈이었다. 그는 2013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자신이 자금관리를 맡고 있는 ㅅ사의 회삿돈 42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임씨는 횡령한 돈으로 내국인 카지노인 강강원랜드 등에서 도박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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