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전 의협회장 페북에 “그런 선언있지도 몰라”
김덕기씨 등도 본인허락 없이 이름 올라 `항의사태'
김덕기씨 등도 본인허락 없이 이름 올라 `항의사태'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지지하는 단체가 발표한 ‘올바른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는 지식인 500인 선언’에 동의한 적도 없는데 이름이 실렸다는 이가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좋은 교과서, 정직한 교과서, 올바른 교과서를 지지하는 지식인 500인 선언’에 제 이름이 들어가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실제로) 122번에 제 이름이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영문도 몰랐다. 그런 선언이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적었다.
이어지는 글에서 그는 “저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지식인 500인 선언’에 제 이름이 올라가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서 “제 이름을 명단에 올린 사람과 저는 일면식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경우 범죄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윤리적이지 않습니다”라며 “원칙을 무시하는 것은 매우 나쁘고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 전 회장은 또 <뉴데일리> 기자에게 확인해보니 “국정화를 지지하는 지식인 선언에 참여한 적 없다고 항의하는 분들이 여러분 계시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노 전 회장 외에도 ‘지식인 500인 선언’ 명단에 오른 이들 중 이름을 도용당한 사람들이 더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덕진 한국만성기의료협회 회장도 “그런 선언문이 발표됐다는 사실조차 들은 적 없다”고 밝혔다고 의료 전문 매체 <라포르시안>이 전했다. (▶바로 가기 : 의료계 일부 인사 “역사교과서 국정화 지지 선언에 이름 도용 당해” )
앞서 지난 19일 ‘좋은 교과서, 정직한 교과서, 올바른 교과서를 지지하는 지식인’을 표방한 이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명단에는 권영해 전 국방부 장관 등 전직 관료를 비롯해 국정교과서 집필진으로 거론되는 강규형 명지대 교수, 이명희 공주대 교수 등이 등장했고, 서북청년단 등 극우 성향 단체 회원들도 포함됐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사진 노환규 전 의협회장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노환규 전 의협회장 페이스북 글 캡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