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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26년 이어온 범서방파 핵심 간부 구속 기소

등록 2015-11-02 14:27

검찰이 폭력조직 ‘범서방파’를 실질적으로 이끈 주요 간부를 재판에 넘겼다. 1989년 결성돼 26년간 명맥을 이어온 범서방파가 최근 검찰의 원정 도박 수사 등으로 쇠락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범서방파를 구성해 활동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의 단체 등 구성·활동)로 이 조직 주요 간부인 나아무개(49)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나씨는 1987년 고 김태촌씨와 함께 수감생활을 하면서 신뢰를 얻어 범서방파의 전신인 서방파에 가입했고, 김태촌씨 사망 뒤 범서방파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인물로 알려졌다.

나씨는 경쟁 폭력조직과 대치하는 과정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2009년 11월11일 나씨가 ‘부산의 칠성파가 전쟁을 위해 단체로 서울로 올라왔다’는 보고를 받고 조직원을 모아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인 ㅂ식당 앞으로 집결시키는 등 범서방파를 실질적으로 통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상소집된 범서방파가 이날 밤 10시45분께 ㅂ식당 앞에 모이자,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차량 검문 등을 시작했다. 그뒤 범서방파 조직원들은 경찰의 눈을 피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경기고 사거리,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강공원 주차장 등으로 장소를 바꿔가며 집결했다. 이들은 패싸움에 대비해 대형마트에서 47만원어치의 칼, 야구방망이 등을 사들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긴장상태는 다음날 오후 7시30분까지 이어졌지만, 실제로 충돌이 일어나지 않자 이들은 비상소집을 푼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범서방파가 조직원 합숙소를 운영하면서 야구방망이 등을 비치해 다른 경쟁조직과의 ‘전쟁’에 대비하고 해마다 단합대회를 했으며 조직 서열을 바탕으로 지휘·통솔 체계를 갖춘 점 등을 근거로 ‘범죄단체’로 보고 있다. 범죄단체는 구성과 활동만으로도 ‘수괴’는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간부’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등의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특히 검찰은 범서방파가 ‘선배를 보면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한다’, ‘선배에게 말을 할 때에는 항상 ’형님‘자와 ’요‘자를 붙여 말한다’, ‘2년 선배부터는 앞에서 맞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식사 때에는 나이순대로 일어서서 90도로 인사를 한 후 식사를 한다’ 등의 내부 행동 요령을 갖고 조직적으로 활동해왔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 마카오 등 해외에서 원정도박장을 만들어 기업인 등을 수십억원대 ‘바카라’ 도박에 끌어들인 혐의로 범서방파 조직원 여럿을 구속하는 등 폭력조직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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