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어머니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어머니 법정 절규
“범인 꼭 밝혀 중필이 한도, 제 한도 풀어주세요”
“범인 꼭 밝혀 중필이 한도, 제 한도 풀어주세요”
4일 서울중앙지법 대법정 증인석에 선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의 어머니 이복수(73)씨는 말을 쉽게 잇지 못했다. 그는 “우리 아들 죽인 놈 앞에서 가슴이 떨리고 치가 떨려서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이날 오후 공판에서는 18년 전 범인으로 지목됐다가 무죄로 풀려난 에드워드 리가 증인으로 출석해, 진범으로 지목돼 미국에서 송환된 아더 패터슨과 대질신문을 벌일 예정이다. 다음은 이씨의 법정 진술.
= (떨리는 목소리로) 존경하는 재판관님들. 하고 싶은 말이 안 나옵니다. 참 이 사건을 처음으로 잘 밝혀서 우리 아들... 진범을 재판에서 최고형 엄벌에 처해주십시오.. 그냥 우리 아들 죽인 놈 범인이 옆에 있으니 가슴이 떨리고 치가 떨려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음. (판사: 잠깐 이건 통역마시고요. 아직 유죄 확정 전이니 단정은 할 수 없으니까. ‘만약 유죄라면’ 이런 취지로 통역해주세요) 18년 전 그 때 재판하고 똑같습니다. 범인 둘이 서로 안 죽였다고 미루는데. 쟤들은 인간의 탈을 썼지 사람도 아닙니다. 양심이 있으면 사죄를 받아야지 서로 미루고. 범인 둘은 서로 미루고 밥 잘먹고 돌아다니고. 저 변호사님은 패터슨이 불쌍하다고 했지만 자식 죽은 부모 생각은 안합니까? 누가 불쌍합니까. (저는) 맨날 그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들하고 같이 밥도 먹고 싶고 마주보고 싶고 안아주고 싶은데 그런 걸 못해서 너무 속이 상하고. 존경하는 재판장님 검사님들!(깊은 한숨).. 그냥 우리 죽은 아들 한이라도 풀게 범인을 꼭 밝혀주십시오. 우리 가족 한을 풀고 우리 중필이 죽고 사는게 사는게 아닙니다. 18년 간 중필이 잃고. 중필이 죽인 놈 여기 다 나와있으니. 범인을 밝히는 걸 18년 동안 빌었습니다. 하나님이 계시고 부처님이 계셔서 소원을 들어주셨는지 여기까지 왔습니다. 미국은 시신도 찾아준다는데, 한국 법정에 (범인을) 보내줬는데, 꼭 밝혀주십시오. 꼭 범인을 밝혀주셔서 중필이 한도 풀고 저희 가족 한도 풀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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