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암리 학살 아픔 가진 화성시
자매도시 토론토 한인회와 협력
자매도시 토론토 한인회와 협력
캐나다에 일본계 캐나다인들의 반대를 뚫고 ‘평화의 소녀상’이 처음 세워진다.
채인석 경기 화성시장과 ‘화성시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오는 18일 캐나다 토론토 한인회관 앞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연다고 12일 밝혔다. 미국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으나 캐나다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화성시가 ‘평화의 소녀상’ 해외 건립에 나선 것은 지난해 6월이다. 일제에 의한 화성 제암리 양민 학살의 아픔을 간직한 화성시는 자매결연 도시를 상대로 위안부 피해자와 일제의 만행을 알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로 하고, 8000만원의 시민성금도 모았다. 지난해 10월 자매도시인 캐나다 버나비시와 건립 의향서(MOU)를 맺고 중앙공원에 소녀상을 세우기로 했으나 반년도 안 돼 무산됐다. “일본계 캐나다인들이 편지나 전화로 우려를 표명해왔다”는 게 지난 4월 버나비시의 공식 설명이었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다시 추진된 것은 토론토 한인회의 도움이 컸다. 지난 3월1일 제암리 학살 사건을 세계에 처음 알린 스코필드 박사의 고향인 토론토시에 화성시가 스코필드 박사의 기념 동상을 제막하는 과정에서 소녀상 건립 무산 소식을 전해 들은 토론토 한인회가 나섰다. 이들이 지난 4월 화성시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울 것을 제안하고, 토론토시가 이를 승인하면서 비로소 ‘캐나다 소녀상’ 건립이 가능해졌다. 이 소녀상은 화성시에 세워진 소녀상(사진)과 똑같다.
채 시장은 “일제 만행을 전세계가 알 수 있도록 화성시의 자매도시를 중심으로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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