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행복한 아파트 공동체 콘퍼런스 ‘아파트 공동체, 작은도서관을 만나다’가 에스에이치공사와 한겨레신문사, 희망제작소 주최로 17일 오후 서울 홍대입구 가톨릭 청년회관에서 열렸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500가구 이상 공동주택엔 의무설치
대부분 방치 ‘죽은 공간’
희망제작소 등 가능성 모색
“같은 마음 주민들이 모인다”
대부분 방치 ‘죽은 공간’
희망제작소 등 가능성 모색
“같은 마음 주민들이 모인다”
“우리 아파트는 장기임대단지 특성상 어린 다둥이가 많아요. 앞으로 엄청나게 늘어날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절대 부족합니다. ‘작은도서관’이 아이들을 품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서울 은평뉴타운 10단지에 있는 책뜰에도서관은 아파트 문고가 있던 공간을 수리해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다. 자원활동가 대표인 김순영씨는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쉴새없이 드나드는 엄마들의 힘으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며 “자원활동가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자발적 소모임이 작은도서관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공동체의 거점공간으로 작은도서관을 주목하는 ‘행복한 아파트 공동체 콘퍼런스’가 17일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다리에서 열렸다. 작은도서관 활동가들이 ‘생존 경험’을 나누고, 서울시·에스에이치(SH)공사·서울연구원의 전문가, 주민활동가 등이 머리 맞대 ‘아파트 공동체 거점공간으로서 아파트 작은도서관이 지닌 가능성과 한계’를 논의하기도 했다. 이 행사를 주최한 희망제작소는 2013년부터 에스에이치공사와 함께 ‘행복한 아파트 공동체 만들기 사업’을 해왔다. 올해는 작은도서관을 공동체 공간으로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500가구 이상 공동주택은 주택법에 따라 작은도서관을 의무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죽은 공간’이 되어 있다. 송하진 희망제작소 연구원은 “마곡, 은평, 천왕 등 아파트 작은도서관 22곳을 방문조사해보니 첫 시작은 대부분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주민 누군가 덩그러니 방치된 빈 공간이 안타까워 정리하기 시작한다. 같은 마음을 가진 주민들이 하나둘 모인다. 함께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고 구체적 활동 계획을 세우며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마을공동체로 변모해간다.
실제 김순영씨는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수다 같은 정기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한발 나아갔다”며 “작은 의견이 반영되면서 잠재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자 성장의 단계였다”고 말한다.
송하진 연구원은 “자원활동가도 주민이기 때문에 도서관 서비스 제공자이자 이용자”라며 “작은도서관은 사적인 필요와 공공성의 접점에 있다”고 말했다.
작은도서관 자원활동가들은 오는 21일 서울엔피오(NPO)지원센터에서 그간의 활동을 공유하고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아파트 작은도서관, 다독다독’ 축제도 열기로 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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