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매출채권으로 1조8000억원대 대출사기를 저지른 통신장비 제조·공급업체 엔에스쏘울의 대표 전주엽(49)씨가 국내로 강제 송환된다. 외국으로 도망간 지 1년 9개월만으로, 18일 오후 5시40분께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전씨는 케이티 이엔에스(KT ENS)에서 받을 돈이 있는 것처럼 가짜 매출채권을 만들어 은행에 제출하는 수법 등을 써서, 2008년 5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모두 1조8000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해 2월 홍콩으로 도주했고, 뉴질랜드를 거쳐 남태평양 섬나라인 바누아투까지 건너갔다. 법무부는 바누아투 당국에 전씨의 긴급 인도구속을 청구했고, 바누아투 당국이 17일 수도 포트빌라에서 전씨를 체포하면서 국내 송환이 성사됐다.
한국과 바누아투는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았지만, 법무부는 상호주의에 의거해 바누아투 당국의 협력을 적극 설득했다. 바누아투 정부는 지난 10월께 전씨의 은신처를 파악하고 법무부에 통보했으며, 지난 17일 바누아투 수도 포트빌라에서 전씨를 검거해 추방조치했다. 법무부 호송팀은 전씨의 신병을 인계해 18일 오후 국내로 들어올 예정이다.
이 사건의 공범들은 대부분 구속됐다. 법원은 전씨와 함께 범행을 주도한 서아무개씨에 대해 징역 20년, 케이티 이엔에스 부장인 김아무개씨에 대해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다른 공범들도 징역 3~6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법무부는 “외국 공조기관 및 법집행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국가별·사안별 맞춤형 송환 등으로 해외 도피 범죄인을 계속 송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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