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19일 오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과 관련한 자신의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을 방문한 조계종 스님들을 맞고 있다. 2015.11.19 연합
조계사 관계자 5명, 의원실 항의방문 “진중치 못한 발언 유감”
대한불교조계종은 19일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지난 주말 도심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보호하면 국민에게 대접받지 못할 것이라고 한 데 대해 “협박성 발언”이라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했다.
조계종은 이날 대변인 논평을 내어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의 진중하지 못한 발언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은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진입에 대해 우리 종단과 조계사 대중들은 매우 고심하며 신중히 판단하고 있다. 더구나 사회적으로 여러 다른 목소리가 있어 더욱 조심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조계종은 이어 “이런 상황에서 당 대표를 지낸 원로 정치인이 종교 내부의 문제에 대해 간섭을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더군다나 종교인들을 폄훼하고 나아가 ‘대접받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한 것은 종교의 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국가와 정치권력이 종교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정교분리 원칙에 위배된다. 서청원 최고위원의 발로참회와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조계사 부주지 담화 스님을 비롯한 조계사 관계자 5명은 이날 오후 국회 서청원 의원실을 항의방문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계종 지도자는 한 위원장을 설득해 검찰에 출두하도록 하는 것이 종교인의 도리다. 이미 구속영장이 청구된 범법자를 조계종이 보호하는 듯한 인상을 국민에게 준다면 불교계가 크게 대접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4월 민주노총 총파업대회, 5월 노동절 집회 등에서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그는 14일 민중총궐기에 참석한 뒤 16일 밤 조계사로 피신했다. 조계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화쟁위원회를 열어 한 위원장의 신변보호 요청에 대한 입장을 논의하고 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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