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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슈퍼 엘니뇨’ 왔던 그 해 겨울은 ○○○ 했네

등록 2015-11-24 17:31수정 2015-11-24 18:11

대관령에 눈이 소복히 쌓여있다. 강릉/연합뉴스
대관령에 눈이 소복히 쌓여있다. 강릉/연합뉴스
[뉴스AS] 1982년,1997년 슈퍼 엘니뇨 때 날씨 어땠나
‘엘니뇨’는 아메리카 대륙과 접하고 있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수온이 오르면서 생기는 기상 현상입니다. 이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으면 엘니뇨가 발생하는데, 올해는 무려 3.1도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이번 겨울 우리나라가 1982년과 1997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슈퍼 엘니뇨’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 올겨울 강력한 엘니뇨 온다)

겨울 문턱에 들어선 11월 하순까지도 늦가을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이유도, 비 소식이 잦은 이유도 18년 만에 찾아온 슈퍼 엘니뇨의 영향이라는데요, 슈퍼 엘니뇨가 한반도를 찾았던 1982년과 1997년 겨울은 어떠했을까요? 기상청 서울 관측소 자료를 기준으로 살펴봤습니다.

■ 1982년 11~12월 ‘무슨 장마도 아니고 24일이나 비가…’

올해 11월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관측소에서 ‘비’가 기록된 날은 열흘입니다. 올 7월에는 13일, 8월에는 10일 동안 비가 내렸다 하니 ‘장마만큼 비가 자주 온다’고 말해도 무리가 아닙니다. 11월6일부터 9일까지 주말을 끼고 4일 연속으로 비가 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1982년 11월에는 한 달 사이 무려 12일이나 비 또는 눈이 왔습니다. 특히 11월28일부터 12월2일까지 5일 동안 비가 이어졌고, 11월29일 단 하루 만에 평년 11월 총강수량을 뛰어넘는 60.3㎜나 되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12월4일에도 19.8㎜의 적지 않은 비가 내렸으니 하루 빼고 일주일 동안 비가 온 셈입니다. 1982년 11월 서울 지방에 내린 비의 양은 164.8㎜로 평년의 3배를 웃돕니다.

1982년 12월 강수량도 평년의 2배를 뛰어넘었고 12일간 비가 왔습니다. 11월1일부터 연말까지 61일 동안 24일 동안 비나 눈이 온 셈입니다.

■ 1998년 2월 ‘이례적인 폭설’

기상청 자료 조사 결과 1997년 11월과 12월도 평년에 견줘 비가 많이, 자주 온 것으로 나타나지만 1982년처럼 하루 사이에 30㎜ 이상의 비가 내린 날은 없었습니다. 또한 두 달 사이 24일이나 비가 내렸던 1982년과 달리 11월에 8일, 12월에 6일 비가 내렸을 뿐입니다.

그러나 1998년 2월9일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90년대 최대 폭설’이 기록됩니다(아래 기상청 이미지). 이날 하루 서울 관측소의 강수량은 8㎜에 불과하지만 실제 서울 시내의 적설량은 14.4㎝가량입니다.

1998년 2월 9일 오후3시 위성 사진 합성영상. 기상청 갈무리
1998년 2월 9일 오후3시 위성 사진 합성영상. 기상청 갈무리

기상청은 누리집 ‘기상백과’에서 이날 폭설을 예로 들면서 “겨울철에는 일반적으로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눈이 오는 경우가 많지만 이 사례와 같이 겨울철에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눈이 내리는 형태는 드물다”고 설명합니다. 마치 여름철 국지성 집중호우를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날 눈은 오후부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리기 시작해 단 몇 시간 만에 수도권의 퇴근길을 마비시켰습니다.

■ 큰 방향 알 수 있지만 자세한 예측 어려워

그런데 기상청의 ‘드물다’는 설명과 달리 2001년 2월15일 서울 15.6㎝, 대관령 98.2㎝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많은 눈을 내린 눈구름은 중국 남부에서 발생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생성된 것입니다. 2010년 1월4일 서울에 기상관측 사상 최고 기록인 25.8㎝의 눈을 뿌린 눈구름도 이런 식으로 생겨났습니다.

모두 엘니뇨의 영향을 받은 폭설인데요, 기상청은 2001년 폭설 전날 중부 지방의 적설량을 “2∼6㎝, 많은 곳은 10㎝가량”으로, 2010년 폭설 전날 서울 지방의 적설량을 “2~7㎝가량”으로 예보했다가 곤욕을 치렀습니다.

기상청의 예보 정확성에 대한 지적과 별개로 과거 ‘삼한사온’과 ‘한랭건조’ 두 단어로 설명할 수 있었던 우리나라의 겨울 날씨가 엘니뇨의 영향으로 갈수록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슈퍼 엘니뇨가 찾아온 두 해의 기록에 기반을 둬 내놓은 ‘올 겨울은 평년보다 따뜻하고 눈비가 잦을 것’이라는 예측만큼은 크게 빗나가지 않을테니 부디 폭설로 인한 큰 피해가 없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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