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중 남편 흉기에 맞아 “증인보호 소홀 법원책임”
증인보호에 소홀한 법원의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제기됐다.
폭행을 일삼는 남편을 상해죄로 고소한 반아무개씨(50)는 “법원의 안전관리 소홀로 법정에서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맞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16일 밝혔다.
반씨는 소장에서 “남편이 손으로 눈을 찔러 심각한 상해를 입었음에도 검찰이 벌금 100만원으로 약식기소한 처분도 문제지만, 평소 정신 이상적인 행동을 보여왔고 칼을 갖고 다니던 남편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는데도 법원과 검찰이 피해자에 대한 접근 금지 등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씨는 남편 황씨의 폭력에 시달려오다 2003년 황씨를 상해죄로 고소했고 같은해 이혼소송을 냈다.
그런데 4월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남편 황아무개씨가 식칼을 들고 법정에 들어와 증인으로 출석한 반씨의 머리를 내리쳤다. 반씨는 “사고 당시 법정에는 이를 제지할 인력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반씨의 변호인은 “위험한 피고인이 법정에 식칼을 소지하고 들어와도 이를 검색하는 과정이 없고, 검찰과 법원은 거듭되는 증인 신변보호조치 요청을 무시했다”며 “이 사건은 시민에 대한 인권보호의지가 약한 사법결함의 문제이므로 공익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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