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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노·사·정 손잡고 법인 세워 ‘적정임금’으로 고용창출 실험”

등록 2015-11-24 21:21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 주관한 ‘한국자동차산업의 새로운 도전과 광주형 일자리모델의 비전’ 심포지엄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jijae@hani.co.kr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 주관한 ‘한국자동차산업의 새로운 도전과 광주형 일자리모델의 비전’ 심포지엄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jijae@hani.co.kr
‘광주형 일자리’ 심포지엄
주제 발표 요약
한국 자동차산업에 혁신적 생산구조와 함께 사회통합적 고용구조의 창출을 시도해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광주광역시가 전문가 검토와 사회적 협의 끝에 내놓은 제안으로, ‘광주형 일자리 창출 모델’로 불린다. 광주시는 국내 2위의 완성차 생산도시이면서 현대기아차그룹이 밝힌 차세대 수소연료차 산업의 전초기지이기도 하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은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취지와 목적, 경제적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 등을 톺아보기 위해 한국산업노동학회, 한국자동차산업학회와 함께 24일 오후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한국자동차산업의 새로운 도전과 광주형 일자리모델의 비전’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기아차 임금의 80% 4천만원 거론
노사간 갈등적 담합구조 벗어나
노동자 참여 바탕 파트너십 구축
자동화보다 숙련친화 생산 채택
기아차 증설보다 새 법인 바람직
민관 매칭펀드 방식 투자도 논의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박태주 고용노동연수원 교수는 현대기아차로 대표되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가장 심각한 내부 문제로 노사간 ‘갈등적 담합구조’를 꼽았다. 노사가 고질적 갈등을 빚으면서도 결국에는 높은 임금 수준과 원하청 임금 격차, 비정규직의 증가 등 제3자에게 희생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그 해법을 찾아가며 담합에 빠져 있다는 뜻이다. 박 교수는 이런 담합이 노동배제적인 고비용·저효율 생산방식과도 맞물려 있다고 진단했다. 즉, 자체 인력 운용의 경직성을 극복하지 못한 채 생산성 향상 노력이 자동화·외주화·모듈화 등 노동배제적인 방향으로만 이뤄지는 바람에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노동조합 또한 스스로 숙련형성을 거부한 가운데 작업과정의 표준화로 단순반복적 노동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한 박 교수는 노동자의 참여를 바탕으로 한 노사 파트너십과 숙련친화적인 생산방식의 새로운 자동차산업 생태계 구축을 혁신의 기본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혁신과 연대에 기반한 파일럿 시범공장으로서 광주형 자동차산업 일자리모델을 건설·확산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광주형 일자리의 임금 수준은 주 40시간 기준으로 연봉 4000만원(통상임금+성과금)선이 거론된다. 통상임금은 광주 기아차공장 신입노동자 대비 80% 수준(3200만원가량)이다. 박 교수는 “광주지역 자동차업계도 원·하청, 정규직·비정규직 사이의 임금격차가 심각하다. 원청 정규직과 2차 부품 사내하청 노동자의 평균임금은 각각 1억원과 2200만원으로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광주형 일자리는 신규고용 창출과 더불어 완성차 공장의 ‘적정 임금’이 하청업체의 고용조건 증진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함으로써 사회통합적인 노동시장 구축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 구축은 기존 공장의 증설보다 별도 법인 설립이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독립 법인을 설립하면 기존 체제에서 작동하는 경로의존성을 차단할 수 있으며, 노사가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다”는 게 그 이유이다. 독립 법인의 핵심 과제로는 △정규직 중심의 고용전략과 고용보장 △고용안정을 바탕으로 한 숙련형성 및 교육훈련 △노동시간의 단축과 ‘유연 3교대제’의 실현 등이 꼽혔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발표한 ‘세계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주요 국가의 대응전략’에서 “세계 자동차산업이 내연기관을 동력으로 한 개인운전시대에서 전기동력의 자율주행시대로 점차 나아가면서 기술·제품·시장·경쟁 패러다임 등의 총체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런 변화에 대응하려면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여러 이해관계자의 긴밀한 협력과 관련 산업의 융합 촉진이 필요하다”며 “특히 근래 주요국 자동차업계의 경험을 보면 협력업체와 동반자적 관계, 또 협력적 노사관계가 완성차업체의 성과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완성차업체 투자가 고급 브랜드와 차세대 이동수단 분야에서 증가할 것이라며, 광주는 친환경 전기차 등 개인이동수단 생산기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광주시가 추구하는 시민기업으로서 자동차 별도법인의 경우 생산설비 외에도 마케팅과 판매, 서비스네트워크 구축에 들어갈 막대한 투자 비용을 조달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신재형 광주시 자동차산업밸리추진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은 광주시와 지역 상공인, 시민까지 포함한 민관 매칭펀드 방식의 투자에다 현대기아차의 위탁·책임경영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기존 노사 관계에서 벗어난 상생의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적정 임금과 높은 생산성이 결합되면 ‘광주형 일자리’의 꿈은 멀지 않다고 강조했다.

조계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동향분석센터장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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