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르 병실 방문, 이제 그만!

“병문안은 되도록 마음으로 해주세요. 꼭 병문안을 와야 할 때는 오후 6시에서 8시까지만 와주세요.”

보건복지부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의료기관 입원환자 병문안 기준 권고문’을 발표했다. 이 권고문은 입원환자의 병문안을 줄이고 바람직한 병문안 문화 정착을 위해 정부와 시민단체, 의료계 등이 뜻을 모아 마련한 것이다. 우리 사회의 무분별한 병문안 문화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전염병 감염확산의 요인으로 지적된 사항으로 정부와 의료계 등은 그 개선 방안을 놓고 고심해왔다.

권고문은 일단 “병문안은 가급적 자제하고 문자나 영상통화 등 마음으로 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꼭 해야한다면 전국 어디서에서나 똑같이 정해진 시간에만 병문안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다. 권고문이 정한 ‘공통기준 방문시간’은 평일에는 오후 6∼8시,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전 10∼12시와 오후 6∼8시다. 또 병문안객이 병의원을 찾을 때는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하고, 기침예절을 지키도록 하며, 꽃이나 화분, 음식물을 가지고 가지 않고, 애완동물도 데리고 가지 않도록 했다. 그동안 병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친지나 동문 여러명이 함께 몰려 방문하거나 종교단체 등에서 단체로 방문하는 것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다. 또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입원실 병상마다 병문안객 명부를 작성하도록 했다.

병문안객이 이런 사항을 어겼다고 해도 법적 제재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 등은 되도록 병문안객들이 이를 지키도록 캠페인을 벌이는 등 다각도로 안내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이날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병문안 문화개선 선포식을 개최하고, 환자단체연합회, 소비자시민모임, 병원협회 등과 함께 이를 알리는 대국민 홍보 및 인식 개선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창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