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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예비신부 해친 군인 살해자에…25년만의 ‘정당방위 인정’

등록 2015-12-09 19:47수정 2015-12-09 21:48

경찰, 예비신랑 불기소 의견 송치
“위험 피할 시간적 여유 없었다”
두 달 뒤 결혼할 예비신부를 숨지게 한 군인을 몸싸움 끝에 살해한 예비신랑에 대해 경찰이 정당방위를 인정했다. 수사기관이 살인 피의자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한 것은 1990년 이후 25년 만이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노원구 공릉동 자신의 집에 침입한 강원도 육군 부대 소속 상병 장아무개(20)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불구속 입건된 양아무개(36)씨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지난 9월24일 새벽 휴가를 나온 장씨가 술에 취한 상태로 양씨의 집에 침입해 부엌에 있던 흉기로 안방에서 자고 있던 예비신부 박아무개(33)씨를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건넛방에서 박씨의 비명을 듣고 나온 양씨가 장씨와 몸싸움을 벌이다 장씨가 들고 있던 흉기를 빼앗아 장씨의 목과 등을 찔러 숨지게 했다.

경찰은 양씨의 살인 혐의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본 근거에 대해 “장씨가 박씨를 살해한 뒤 양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이마와 손에 상처를 입힌 점으로 보아 (정당방위 성립 요건인) 본인과 타인의 법익에 대한 부당한 침해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어 “양씨와 장씨 사이의 급박한 몸싸움 상황을 볼 때 위험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단을 선택할 시간적 여유를 기대하기 어려워 (양씨의 행동이)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생존자가 양씨뿐이어서 양씨가 두 명을 모두 살해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흉기의 손잡이와 숨진 박씨의 오른손 손톱에서 장씨의 유전자(DNA)가 발견된 점 등을 들어 ‘이중살인’ 의혹에 선을 그었다. 경찰은 장씨가 양씨 집에 침입한 동기에 대해 “장씨는 어릴 적부터 이 동네에서 살고 있는데, 이날 소주 3병 정도를 마신 뒤 우발적으로 양씨의 집에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장씨의 휴가 이후 동선과 통화 기록, 주변인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숨진 박씨나 양씨와는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이 살인 피의자의 정당방위를 인정한 것은, 1990년 경북 구미에서 자신의 눈앞에서 애인을 성폭행한 사람을 격투 끝에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박아무개(당시 24살)씨의 정당방위를 인정한 이후 25년 만이다.

김규남 황금비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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