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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남녀 임금격차 → 연금격차 → 여성노인 빈곤으로

등록 2015-12-14 21:02수정 2015-12-15 10:28

이슈 포커스 악화되는 여성 국민연금
남녀간의 연금수급액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여성들의 낮은 연금수급액은 여성노인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은 한 노인이 2014년 5월 새벽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주택가 쓰레기봉투 더미 속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물품을 찾아 옮기고 있는 모습. 강창광 기자 <A href="mailto:chang@hani.co.kr">chang@hani.co.kr</A>
남녀간의 연금수급액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여성들의 낮은 연금수급액은 여성노인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은 한 노인이 2014년 5월 새벽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주택가 쓰레기봉투 더미 속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물품을 찾아 옮기고 있는 모습.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여성의 국민연금 가입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여성 연금수급액은 남성의 60%에 그치는 등 남녀간의 연금수급액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저임금·비정규 일자리에 쏠려있는데다, 출산·육아 문제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여성 저연금’은 고스란히 ‘여성 노인 빈곤’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성 35만원, 여성 21만원

여성 월평균 수급액, 남성의 60%
국민연금 여성 가입자 늘었지만
연금수급액 격차는 되레 벌어져

노동시장 성별격차 큰 요인

비정규직 많고 육아 등에 경력단절
남녀 임금격차 OECD ‘부동의 1위’
전문가들 “구조적 차별 줄여가야”

■ 연금격차 계속 벌어져 14일 <한겨레>가 국민연금공단의 ‘국민연금 통계’를 분석해보니, 여성 국민연금 가입자는 연금 시행 초기인 1993년 141만2958명(전체 가입자의 27.5%)에서 2013년 879만7089명(42.4%)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 가입자는 373만3416명(72.5%)에서 1194만7691명(57.6%)으로 늘었다. 가입자 수 면에서는 성별 격차가 많이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실제 연금을 받고 있는 연금수급자나 노후소득과 직결되는 연금수급액 규모 측면에서는 남녀 격차가 여전히 심각한 상태이거나 오히려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례노령연금(5년만 가입하면 연금을 지급하는 제도), 반환일시금제도(퇴직할 때 연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제도) 등의 영향으로 1993년 여성이 수급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3%(29만9844명)로 남성(48.7%·28만4362명)보다 오히려 조금 높았다. 하지만 점차 남성 비중이 높아지면서 2013년 현재 남성 수급자 비중은 59.5%, 여성 수급자 비중은 40.5%로 나타났다. 인구 대비 수급자 비율에서도 2013년 현재 남성은 8.6%, 여성은 5.9%의 수급률을 나타내고 있다.

월평균 연금수급액의 격차는 심각한 상황이다. 1993년 연금수급자 가운데 남성의 월평균 연금수급액은 5만9242원, 여성은 3만6400원(남성의 61.44%)이었다. 2013년 현재 남성은 35만6285원, 여성은 21만5207원(남성의 60.40%)으로 비율 기준으로는 거의 같은 수준이고, 절대액수 기준으로는 그 격차가 현저히 커졌다.

남녀간의 이런 연금 격차는 고스란히 노인빈곤율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2013년 기준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여성 노인의 빈곤율은 45.9%로 남성 노인의 40.1%보다 이미 5%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난다. 현재의 연금 격차가 계속된다면 이런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 일자리 격차가 연금 격차로 이런 국민연금의 성별 격차가 발생하는 가장 큰 요인은 결국 노동시장에서의 성별 격차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남성에 비해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비정규직이 많아 임금 격차가 발생한다. 국민연금 보험료와 수급액은 기본적으로 임금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저임금은 저연금으로 이어지게 된다. 여기에 여성들은 출산·육아 문제 등으로 경력 단절도 빈번하게 발생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짧아진다.

2005~2014년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보면 2014년 기준 여성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61만9000원으로 남성 270만원의 59.9%에 머물렀다. 남녀간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0년 이후 13년간 줄곧 우리나라가 1위를 해왔다.

유희원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연금 수급에서 발생하는 남녀간 격차의 원인을 분석해보면 노동시장에서의 격차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여성의 인적자본 형성과 고용지위를 개선하려는 노력과 남녀에 대한 구조적 차별을 줄이려는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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