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술자리 예절’ 안내 게시물. 기재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페북과 트위터에 게시했다가 논란 일자 삭제
누리꾼 “국가가 이젠 술 먹는 법까지 주도하냐”
누리꾼 “국가가 이젠 술 먹는 법까지 주도하냐”
기획재정부가 ‘술자리 예절’을 소개했다가 뒤늦게 누리꾼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21일 공식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나경제와 말해요! 술자리 예절’이라는 제목의 한 장의 카드 게시물을 실었다. 모임이 많아지는 연말이라 술자리 예절을 알려주겠다는 취지였다.
기재부가 제안한 술자리 예절 내용은 네 가지다. 내용을 보면 “첫째, 어른에게 술을 받을 때나 따를 때는 두 손을 이용! 둘째, 어른과 술을 마실 때에는 어른의 반대쪽 방향으로 고개 돌리기! 셋째, 술을 못 마셔도 첫 잔은 예의상 받기 넷째, 적당히 마시고, 취기에 실수하지 않기!”라고 열거했다.
특히 세번째로 든 ‘술을 못 마셔도 첫 잔은 예의상 받기’라는 항목이 거센 반발을 불렀다.
누리꾼들은 ‘진정한 술자리 예절은 술을 못 마시는 사람에겐 권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기재부 페이스북에는 “여기가 할 일 없어서 국민 혈세로 꼰대짓하고 있다는 기재부 페북 맞나요?”, “술 못 먹는 사람한테는 주지를 맙시다. 어떻게 술 강요하는 미개한 문화를 정부 부처에서 장려하나요?”, “‘어른’이 지켜야 할 술자리 예절은 어디에 있나요? 억지로 술 권하지 않기, 폭음하지 않기, 술자리는 원하는 사람 중심으로 자율적으로와 같은 ‘예절’은 안 알려주시는지요?”, “예절은 어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가에서 주도(酒徒)를 주도(主導)한다. 꼰대들의 나라. 웃고 갑니다”라는 등의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논란이 된 포스터는 23일 오전 현재 기획재정부 트위터에서 삭제된 상태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5월에도 ‘성년의 날’을 앞두고 “정말 성년이라면 ~해야 한다”는 게시물에서 “적어도 자식을 낳아야 진짜 성년이 되는 거 아니겠니?”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비난을 산 바 있다. 당시 누리꾼들은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도 미성년자 아니냐”는 등 꼬집는 글을 올렸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기획재정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기획재정부가 지난 5월 ‘성년의 날’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비난받은 게시물. 기재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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