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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근령 “개인적 불편함을 인내하고 새날 기다리자”

등록 2015-12-25 19:32수정 2015-12-26 14:06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작심한 듯 여러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예우 차원에서 박 대통령을 언니라 부르지 않고 형님이라 부른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는 출마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박 전 이사장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를 찾아 인터뷰 전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A href="mailto:khan@hani.co.kr">khan@hani.co.kr</A>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작심한 듯 여러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예우 차원에서 박 대통령을 언니라 부르지 않고 형님이라 부른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는 출마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박 전 이사장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를 찾아 인터뷰 전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토요판] 뉴스분석 왜?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 인터뷰
▶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의 잇단 돌출발언이 논란입니다. 특히 지난 8월 일본에서 한 인터뷰에서 더 이상 일본에 과거사 사과 요구를 해선 안 된다고 말해 문제가 됐습니다. 청와대는 여기에 지금까지 침묵 중인데요. 박근혜 대통령은 대체 무슨 생각일까요. 침묵을 동의라고 해석해도 될까요. 박 전 이사장은 대통령이 할 수 없는 말을 자신이 대신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박 전 이사장을 수차례의 요청 끝에 만났습니다.

박근령(61) 전 육영재단 이사장을 처음 만난 건 2013년 10월25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서울나들목교회에서 열린 ‘제1회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 예배’ 때였다. 일부 목사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 34주기를 맞아 추모예배를 열었고 이 자리에 박 전 대통령의 딸이자 현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이사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진 목사는 “한국은 독재를 해야 된다”고 발언했고, 박 전 이사장은 이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일종의 돌출 발언이었지만 예사롭게 들을 수 없는 말이었다.

예배가 끝난 뒤 박근령 전 이사장을 따라가 인사를 하고 명함을 건넸다. 박 전 이사장은 정중하게 인사를 받았다. 그는 “한겨레가 앞으로 대통령을 좀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박 전 이사장에게 다음날 문자메시지를 보내어 인터뷰 요청을 했다. 그는 거절했다. 이후 몇차례 더 연락을 했지만 박 전 이사장은 매번 정중하게 인터뷰를 거절했다.

지난 8월4일 박 전 이사장이 일본의 동영상 전문 포털사이트 <니코니코>와 한 인터뷰 내용이 공개됐다. 박 전 이사장은 “일본에 위안부 문제의 사과를 더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히고, 일본의 왕을 ‘천황’이라 지칭했다. 국내에서 파문이 일었다. 박 전 이사장에게 다시 인터뷰 요청을 했으나 그는 역시 거절했다.

박근령 전 이사장은 엄밀히 따지면 정치인은 아니다. 언니가 대통령이지만 그렇다고 동생까지 언니가 진 정치적 책임을 나눠가질 의무는 없다. 그것이 비록 망언에 가까운 발언이어도 박 전 이사장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다만, 궁금했다. 대체 왜 그랬을까. 박 전 이사장이 정치적으로 궁금하다기보다는 ‘자연인 박근령’에 대해 궁금했다. 언니를 걱정하는 동생이라면 발언에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청와대를 곤혹스럽게 하는 것일까. 박 전 이사장은 심지어 <니코니코>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대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자연인 박근령’이 아니라 ‘대통령의 동생’임을 스스로 강조한 표현이다. 그래서 다시 물어야 했다.

지난달 초 박 전 이사장에게 연락을 취했고 그는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지난 17일 오후 박 전 이사장은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를 찾았다. 언니와 달리 자기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이었고, 박 전 이사장은 즉석 질문에도 크게 고민하지 않고 바로 답변을 하는 편이었다. 박 전 이사장과의 인터뷰는 4시간 동안 진행됐다.

“대통령이 국민 위해 일하려 한다
진정성 있는 사람은 좀 밀어달라
비판만 하면 누군들 버텨내겠나.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적(북한)을
이롭게 하는 일 아닌지 판단했으면”

“천황 사과에도, 총리 바뀔 때마다
과거사 사과 요구 옳지 않아
5·16 구국 혁명, 유신 덕 고도성장”
과거에 머물러있는 박근령 발언
청와대의 침묵은 무슨 뜻인가

“일왕이라 칭했으면 일본이 욕했을 것”

-그동안 왜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나?

“마음의 준비가 잘 안됐다. 과거에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대통령 재임 시 한겨레신문이 워낙 비판을 많이 해서 마음에 부담이 됐다.”

-한겨레는 1988년 창간한 신문이다.

“그런가.”

-박정희 정권에 대항하다 해직된 언론인들이 주축이 돼 창간한 신문이다. 그런 배경 때문에 부담이 된 건가?

“그렇다. 아버지는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쓰는 기사들에 속상해했다. 왜 우리한테 확인도 안 하고 그런 기사를 쓰는 거냐며 화내셨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난 뒤 언니(박근혜)도 아버지가 왜곡되는 것에 고통스러워했다.”

-일본에서 한 인터뷰가 논란이 됐다. ‘천황’ 표현은 왜 쓴 건가?

“일왕이란 말은 우리가 감정적으로 만든 말일 뿐 세상에 없는 것이다. 영국의 왕은 ‘영왕’이고, 네덜란드 왕은 ‘네왕’인가? 천황은 그냥 외교적 예우 차원에서 쓴 말이다. 만약 내가 일본에 가서 감정적으로 ‘일왕’ 이래버렸다면 우리 국민은 감정적으로 말한다고 일본 사회가 욕했을 것이다. 한국의 품위가 손상된다. 나는 국익을 생각했던 것이다. 이웃나라와 잘 지내야 할 것 아닌가. 1998년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일본 가셨을 때 천왕 폐하라 지칭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비판’이 정말 내정 간섭이라 생각하는가?

“미국 국무성 고위 인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를 묻는 기자에게 ‘그것은 일본 국내 문제’라고 답했다. 그럼 미국도 망언을 한 건가.”

-야스쿠니는 단순한 신사가 아니다. 독일 정치인들이 전범들의 묘를 참배하지 않는 것은 어떻게 보나?

“그건 그 나라의 문화인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조상을 찾는 것뿐이다. 일본 정치인들이 거기서 절을 한다고 ‘우리 다시 전쟁하겠습니다’라고 하는 게 아니잖나. 유엔이 있고 상생의 시대인데 그럴 수 없지.”

-일본이 다시 군국주의의 길을 걷고 있다는 비판은 일본 사회 내부에서도 제기된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했다고 보는가?

“총리가 바뀔 때마다 그것을 계속 물어보면 안 된다. 일본은 황국 사관을 중심으로 하는 천황 민주주의다. 일본 헌법 1조에 천황은 일본국의 상징이라고 돼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천황이 머리 숙여 사과했는데 왜 (일왕 다음인) 총리가 바뀔 때마다 사과하라고 하는가.”

-위안부 피해자들이 아직 살아 계신다. 당사자들이 여전히 일본 정부에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일본이 과거 일으킨 전쟁 때문에 피해 보신 분들이 동남아시아에도 많지만 동남아가 다 들고일어나진 않는다. 다 국익을 생각해 미래지향적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대신 일본도 상당히 한류를 이해해주고 <겨울연가>같은 드라마도 다 방송을 해주고 있다. 물론 위안부 할머니들은 우리 정부가 더 도와드려야 한다.”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평소 일본에 대해 뭐라고 말하셨나?

“아버지는 (1965년 체결한 한일협정으로) 대일정책의 한 획을 그었다. 아버지는 아시아가 인류 역사 창조의 새로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우리가 일본과 가까워지는 것이 불만인 나라는 북한뿐일 것이다. 지금 우리는 한국전쟁 때 적국이었던 중국과도 잘 지내고 있다. (외교에서) 감정을 앞세우면 안 된다.”

-박 전 이사장처럼 생각하는 ‘침묵하는 다수’가 많다고 일본 언론에 밝혔다. 유신 때 박정희 전 대통령도 자신에 대한 비판을 피하려고 그런 표현을 많이 썼다.

“그냥 내가 떠올린 표현이다. 유신이 무슨 나라를 팔아먹었나? 유신 덕에 고도성장도 하고 국론 통일했다. 우리가 필리핀처럼 됐다면 어떡할 뻔했나.”

-박 전 이사장의 생각을 존중한다 하더라도 대통령의 동생으로서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일본에서의 인터뷰는) 신중하게 한 것이다. 내가 대통령을 앞서간 게 아니다. 지금 일본 내에서의 혐한정서 탓에 교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대일 무역적자도 심해지고 있다. 민생을 걱정해야 한다. 아버지가 한-일 국교 정상화를 한 것은 다 그런 뜻이었다.”

박근령 전 이사장은 단호했다. 일본에서 그가 한 인터뷰는 어떤 말실수나 판단 착오가 아닌 ‘신념의 산물’처럼 보였다. 대통령을 돕기 위한 행보였다고 그는 주장했다. 국내에서 비판이 쏟아지는 것에 되레 속상해했다.

청와대는 박 전 이사장의 일본 인터뷰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박 전 이사장 쪽에 이 문제로 어떤 연락도 없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그저 동생인 박 전 이사장의 발언을 통해 유추해보는 수밖에 없다. 둘은 같은 성장 환경에서 자랐다.

박 전 이사장은 그간 보수 성향의 언론과만 인터뷰를 해왔다. 이 때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질문이 그에게 닿을 기회가 없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문제로 화제를 돌렸다.

“가수 심수봉씨 만나보고 싶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아버지는 소신 있는 지도자였다. 아버지가 만약 여러 반대가 있을 때마다 아무것도 안 하셨으면 지금 주요 20개국(G20)에도 못 들어갔을 것이다.”

-그래도 평가가 양극단으로 갈리는데.

“어떤 개혁을 하려다보면 모두 해피할 수도 있지만 불만 세력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박 전 이사장은 김상기 미국 남일리노이대학 교수가 쓴 <밖에서 본 고국>이라는 책의 내용을 직접 읽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할 때까지도 그를 싫어했지만 나라를 발전시킨 공에 대해서만큼은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이라기보다는 국민이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김상기 교수는 “‘북한 경제가 낙후한 것은 김일성 부자의 위대한 영도력에도 불구하고 북한 동포가 게으르기 때문에 생긴 결과이다’라는 주장과 같은 오류다”라고 반박했다. 박 전 이사장은 김상기 교수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른 분들께 대신 사과할 생각이 없나?

“내가 아버지를 대신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다만 지금 그분의 후손들도 더 풍요로운 나라에서 잘살게 되었다. 나라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셨던 분들도 그런 점을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최선을 다하신 거다. 악의가 아니라 선의였다.”

-5·16을 쿠데타라고 생각하나 혁명이라고 생각하나?

“구국의 혁명이었다. 그것을 하지 않았다면 김일성이 적화통일 했을 것이다. 우리는 당시 육해공군이 모두 열세였을 뿐 아니라 사회가 무법천지처럼 혼란스러웠다.”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순간에 대해 국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기도 한다. 여성과 술자리를 갖다가 변을 당했는데.

“아버지가 퇴폐적인 자리에서 죄를 지은 것도 아니잖나. (1979년은) 남자들이 술 먹을 때 여자들 불러다 노래시키고 그런 것 다 하던 시기였다. 아버지를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것들에 이제는 이골이 났다.(웃음) 그냥 헐뜯고 싶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긴다. 다만 가수 심수봉(서거 때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있었던 가수)씨는 한번 만나보고 싶다. 그분이 아버지 마지막에 대해 증언을 다 해주었기에 고맙게 생각한다.”(눈물 흘림)

-아버지 어머니를 모두 잃고 힘들었을 것 같다.

“이런 비유를 해도 될까. 텔레비전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에서 봤다. 인간이 작살로 상어를 찔렀는데 하필이면 새끼를 밴 상어였다.(상어는 종에 따라 뱃속에서 새끼를 키우다 출산하기도 한다.) 상어가 그냥 죽지를 않더라. 어떻게든 힘을 다해 아직 달이 다 차지 않은 그 새끼를 낳고 죽더라. 모성애 때문인가. 우리 어머니도 그런 마음으로 돌아가셨을 거다. 나는 어머니가 안보와 평화통일을 위해 희생당한 것이라 생각한다. 어머니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지금의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안보에 힘을 모아야 한다.”

-아버지까지 돌아가셨을 때는 어땠나?

“아버지 피 묻은 옷을 직접 형님(언니)과 함께 빨았다. 아버지 지인이 청와대로 피가 붉게 물든 그 옷을 갖고 와서 깨끗이 빨아 태우라고 하더라. 나는 핏물까지도 보존하고 싶었다. 울면서 가만있는데 언니는 그냥 손으로 이렇게 닦더라.(눈물 흘림) 그렇게 같이 옥상에 올라가 아버지 옷 태운 기억이 난다. 평소 (이런 얘기 해도) 안 우는데 오늘은 눈물이 나네.”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작심한 듯 여러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예우 차원에서 박 대통령을 언니라 부르지 않고 형님이라 부른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는 출마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박 전 이사장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를 찾아 인터뷰 전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A href="mailto:khan@hani.co.kr">khan@hani.co.kr</A>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작심한 듯 여러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예우 차원에서 박 대통령을 언니라 부르지 않고 형님이라 부른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는 출마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박 전 이사장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를 찾아 인터뷰 전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정윤회 논란 등은 언급 거부

박 전 이사장과는 이밖에도 가족 이야기, 현재의 한국 사회, 최태민 목사를 둘러싼 갈등 등 민감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는 최태민 목사와 정윤회 논란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박 전 이사장은 언론에서 자꾸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를 묻는 것에 불쾌해했다. 형제간에 살다보면 이견이 있을 수 있는데 그렇다고 사이가 나쁜 것처럼 몰아간다는 불만이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옹호했다. <한겨레>와의 인터뷰도 대통령을 돕기 위해 결심했다고 그는 말했다. 이른바 ‘민주진보 진영’에 있는 국민에게도 오해를 풀 건 풀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인터뷰 말미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무언지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이제 한국은 민족중흥의 기초를 막 다진 상태다. 100층 건물의 2층 정도를 지은 거다. 개인적 불편함을 인내하고 새날을 기다리자.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일하려 한다. 진정성을 갖고 있는 사람은 좀 밀어달라. 비판만 하고 협조를 안 해주면 누군들 버텨내겠나.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적(북한)을 이롭게 하는 행위가 아닌지 판단했으면 좋겠다.”

과거에 머물러 있는 현재와의 대화. 박근령 전 이사장과의 대화에서 받은 인상이었다. 논리는 있되 새롭지 않았다. 그의 세계관은 여전히 개발독재 시대에 머물러 있는 듯 보였다. 개인으로서 과거의 세계관을 지니고 사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과거의 세계관이 현재의 국정운영 철학으로 자리하게 되었을 때가 문제다. 갈등이 커지고 사회는 혼란스러워진다.

박 전 이사장은 인터뷰 때 “우리 사회가 너무 병들어 있고 새마음운동이 다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국무회의에서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박 전 이사장의 화법과 던지는 메시지는 어딘가 모르게 유사하다. 박 전 이사장의 여러 돌출 발언에 대한 청와대의 침묵을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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