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등학생 100명 중 56명가량이 “10억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숙제를 하면서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베낀다”고 답한 고등학생도 60%를 넘었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는 29일 ‘2015년 청소년 정직지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흥사단은 이번 조사를 위해 올 9월부터 전국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유효 응답자 4820명(초등학생 1427명, 중학생 2045명, 고등학생 1348명)의 응답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10억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는 항목에 고등학생 56%, 중학생 39%, 초등학생 17%가 ‘괜찮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2013년에는 고등학생 47%, 중학생 33%, 초등학생 16%이 ‘괜찮다’고 했고, 2012년에는 고등학생 44%, 중학생 28%, 초등학생 12%가 ‘괜찮다’고 답했다. 전반적으로 윤리 의식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로 분석된다.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질문에는 고등학생 45%, 중학생 30%, 초등학생 19%가 ‘그렇다’고 답했다. 2013년 같은 질문에 고등학생 36%, 중학생 27%, 초등학생 19%가 그렇다고 했다.
‘숙제를 하면서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베낀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고등학생 63%, 중학생 46%, 초등학생 2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조사를 맡은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장 안종배 한세대 교수는 “우리 사회가 왜곡된 자본주의에 매몰돼 물질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경쟁 및 성공 일변도의 교육이 결과와 성과 중심주의를 만연하게 해 정직과 윤리적 가치를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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