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가운데 오른쪽)씨가 10일 오후 ‘눈물의 겨울방학식’이 열린 경기 안산시 단원고 명예 3학년 3반 교실에서 희생된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다 한 시민과 부둥켜안고 있다. 이날 겨울방학식에 참석한 시민 300여명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모였다. 안산/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담비, 김도언, 김빛나라, 김소연, 김수경, 김시연, 김영은, 김주은, 김지인, 박영란, 박예슬….”
10일 오후 4시16분 경기도 안산 단원고 명예 3학년 10개 교실에서 ‘눈물의 겨울방학식’이 열렸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불릴 때마다 ‘네~’ 하는 대답이 이어졌다. 이날 명예 3학년 3반에는 고 김초원(세월호 참사 당시 26살)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씨가 담임을 맡아 출석을 불렀고, 희생된 학생들의 책상에는 시민들이 앉아 울먹이며 출석에 응했다.
딸을 대신해 교단에 선 김씨는 “아직 수습이 안 된 희생자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마음으로 오늘 방학식을 한다”며 눈물을 훔쳤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 262명 책상에 앉은 시민들은 저마다 학생들의 넋을 위로하는 편지를 써 가지런히 책상 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시민 이영종씨는 “이번 방학식을 계기로 다시 한번 희생 학생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교실이 보존돼 생명 존중 현장으로 영원히 기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방학식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단원고 명예 졸업식 불참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 262명과 선생님들을 외면할 수 없다며 마련한 것이다.
앞서 세월호 유가족들은 “12일 생존 학생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도 “선생님 두 분과 학생 네 명이 미수습인 상태로 있는 상황에서 희생자들만 먼저 졸업시킬 수 없다. 이들이 모두 돌아온 후에 졸업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명예 졸업식 불참 의사를 밝혔다.
안산/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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