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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세월호 타고있던 우리 아들은요…’

등록 2016-01-14 19:54수정 2016-01-14 22:18

지난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의 <시비에스>(CBS)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단원고 학생
임경빈군의 어머니 전인숙(오른쪽)씨가 소설가 김탁환(왼쪽), 작가 오현주(가운데)씨와 함께 라디오 팟캐스트 ‘416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있다. 사진 고한솔 기자
지난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의 <시비에스>(CBS)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단원고 학생 임경빈군의 어머니 전인숙(오른쪽)씨가 소설가 김탁환(왼쪽), 작가 오현주(가운데)씨와 함께 라디오 팟캐스트 ‘416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있다. 사진 고한솔 기자
2주기 앞두고 ‘416목소리’ 팟캐스트
유가족·생존학생 목소리 담을 예정
오늘부터 매주 금요일 14주간 방송
26㎡(8평) 남짓한 스튜디오에 ‘온에어’ 사인이 켜졌다. 마이크 앞엔 ‘너무나 보고싶다’고 적힌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여성이 앉았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임경빈군의 엄마 전인숙씨다. “우리 경빈이는요….” 녹음 전 긴장된 표정이었던 전씨는 막상 마이크 앞에 앉자 참사 2년이 다 되도록 한번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온전한 ‘아들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털어놓았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시비에스>(CBS)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4·16기억저장소’가 기획한 팟캐스트 ‘416의 목소리’ 첫 녹음이 진행됐다. 방송은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두고 희생자를 기억하고 살아남은 이들의 삶을 되짚어보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준비됐다. 정혜윤 피디(PD)가 제작을 맡고 김탁환 소설가·오현주 작가·함성호 시인이 2명씩 돌아가며 사회를 맡았다. 2회에 나올 고 이영만군의 어머니 이미경씨도 이날 녹음을 마쳤다.

두 엄마들은 여느 엄마들처럼 아들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이씨는 “영만이의 꿈이 한의사였어요. 한의학 공부를 한다고‘영만이의 한의학 노트’까지 만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전씨는 아들이 하고 싶은 것을 뒷받침해주지 못한 후회를 내비쳤다. “경빈이가 태권도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운동보단 공부하길 원한 부모 뜻을 따라 (체고에 가겠다는 뜻을 접고) 일반고를 갔어요. 부모 욕심에 아이를 먼저 보낸 게 아닌가 싶어요.” 전씨의 목소리가 떨렸다.

두 엄마는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전씨는 “세상 모르고 살던 엄마·아빠에게 경빈이가 세상을 보여줬다. 이 나라에 계속 살려면 아이들이 일깨워준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삭발까지 했던 이씨는 “삭발하는 것이 두려웠는데, ‘영만이를 위해서는 해야지’라고 격려한 남편과 ‘삭발한 모습도 예쁘다’고 했던 큰아들의 말이 힘이 됐다”며 웃음 지었다.

녹음을 위해 2주 동안 전씨를 취재했다는 오 작가는 “‘참사로 304명 희생됐다’는 말과 ‘세월호에 타고 있던 경빈이, 영만이는 이런 아이였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시민들이 (이 방송을 들으며)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고민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 말했다. 전씨는 “간담회 자리에서 250명 아이들 전체에 대해 얘기한 적은 있어도 경빈이 얘기만 집중적으로 한 적은 없었다”며 “아이 생각에 힘들기도 했지만 좋았다”고 말했다. 이씨도 “너무 아이 자랑만 한게 아닌가 걱정된다”며 웃었다.

416의 목소리는 세월호 참사 2주기인 4월16일 전까지 14회에 걸쳐 방송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론 가족뿐 아니라 생존 학생들의 목소리도 담을 계획이다. 15일부터 매주 금요일 팟캐스트 포털서비스 ‘팟빵’, 416의 목소리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서 들을 수 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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