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주검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아무개씨가 21일 오전 범행을 저질렀던 경기 부천시 원미구의 다세대주택에서 현장검증을 마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부천/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초등학생 아들을 상습 폭행하고 숨지게 한 뒤 주검마저 잔혹하게 훼손한 아버지 최아무개(34)씨는 ‘분노충동 조절장애’ 증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머니 한아무개(34)씨는 남편과 함께 살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 대한 ‘분리불안’ 심리 때문에 주검 훼손과 유기에 가담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도 부천원미경찰서는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들이 숨진 최군(당시 7살)의 부모에 대해 각각 2, 3차례 범죄행동분석을 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모두 성장기에 부모의 방임과 부적절한 양육을 경험해, 사회·심리적으로 단절된 생활을 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씨는 사소한 일에도 지나치게 심한 분노를 행동으로 표출하는 분노충동 조절장애 증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이 없는 최씨가 아내를 대신해 집에서 자녀 양육을 담당하면서 반복적인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들로 인해 강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극단적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또 한씨는 의사소통 능력과 인지적 사고 능력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남편의 상실’(범죄 혐의로 구속돼 따로 살게 될 경우)에 대한 심각한 분리불안 심리가 작용해 아들에 대한 폭행을 말리지 않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부천/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