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진흥공단 전경
보훈처 “박승춘 처장 아들 유공자 자녀로 지원 얘기 건네”…청탁은 부인했지만
유공자 자녀 13명중 9명은 탈락
박 처장 아들 챙긴 최완근 차장
“처장 지시 받은 것 없다” 부인
‘합격 여부 미리 좀 알려달라’던
중진공 전 임원 증언과 달라
유공자 자녀 13명중 9명은 탈락
박 처장 아들 챙긴 최완근 차장
“처장 지시 받은 것 없다” 부인
‘합격 여부 미리 좀 알려달라’던
중진공 전 임원 증언과 달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아들을 포함해 2012년 하반기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공채에 합격한 ‘국가유공 및 보훈대상자(유공자) 가점 대상’ 4명 가운데 3명이 취업 청탁이 있었거나 청탁 의혹이 있는 합격자인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한겨레>가 입수한 중진공 채용 관련 서류 등을 보면, 2012년 말 진행된 중진공 공채에서 서류합격자 235명 중 유공자 가점 대상은 박 처장 아들을 포함해 13명이었다. 이들은 100점 만점 중 5점의 가산점을 받았다. 중진공은 그해 최종 합격자 40명을 선발했는데, 유공자 가점 대상 13명 중 최종 합격한 이는 모두 4명이었다. 이 가운데 3명이 청탁이 있었거나, 의심되는 이들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명은 검찰 수사를 통해 송종호 전 중소기업청장의 청탁 사실과 성적 조작 사실이 확인됐고, 다른 1명은 중진공 내부 문서를 통해 송 전 청장이 청탁한 정황이 드러났다. 나머지 1명은 최완근 보훈처 차장이 직접 중진공을 찾아가 청탁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박승춘 보훈처장의 아들이다. 박 처장의 경우 군에 33년 이상 복무하면 대상이 되는 ‘보국수훈자’로, 아들 역시 취업 등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서류전형을 통과한 유공자 가점 대상 13명 중 청탁 의혹 없이 중진공에 최종 합격한 이는 1명에 불과하다. 유공자 가점을 받더라도 청탁이 있는 경우 취업이 유리했을 개연성을 보여준다.
이날 중진공 공채 과정에서 박승춘 보훈처장 아들에 대한 취업 청탁이 있었다는 보도(<한겨레> 1월26일치 1면)에 대해, 청탁 의혹의 당사자인 최완근 보훈처 차장은 “박 처장 아들에 대한 청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 차장은 채용 과정에서 중진공 고위 임원을 만나 박 처장 아들의 취업과 관련해 이야기를 한 사실은 인정했다.
최 차장은 “평소 취업 때가 되면 지방청장이 큰 업체나 기관 등의 인사들을 만나 유공자들을 잘 살펴달라는 얘기를 하곤 한다. (직접 찾아가 만난) 중진공 임원은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인데, 마침 채용 절차가 진행되던 때여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중진공에 지원한 유공자 가점 대상자들을 잘 살펴봐달라고 얘기했다”고 해명했다.
최 차장은 해당 중진공 임원에게 박 처장 아들 얘기를 한 사실은 인정했다. 최 차장은 “유공자 가점 대상자 중에 이러저러한 사람들이 지원했다고 하면서 박승춘 처장 아들도 있다는 얘기는 했다. 그러나 박 처장 아들 얘기만 따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차장의 해명은 당시 그와 만났던 중진공 전 임원의 증언과 차이가 있다. 이 전직 임원은 2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최 차장이) ‘박승춘 처장 아들이 중진공에 지원했는데, 합격 여부를 미리 좀 알았으면 한다. 합격 동향을 알려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최현준 기자, 박병수 선임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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