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폭발물 의심물체가 발견돼 경찰이 용의자 추적에 나선 30일 오전 인천시 중구 운서동 인천공항경찰대에서 정성채 인천공항경찰대장이 수사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2016.1.30 연합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 문법 틀린 아랍어
광역수사대 형사 50여명 투입 전담수사팀 꾸려
광역수사대 형사 50여명 투입 전담수사팀 꾸려
인천국제공항 남자화장실에서 폭발물 의심물체가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이 물체 안에서 경고성 아랍어 메모가 발견됐다.
인천공항경찰대는 30일 브리핑을 열고 포장용 종이박스(가로 25㎝·세로 30㎝·높이 4㎝)로 된 폭발물 의심물체 안에서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이고 신이 처벌한다”라고 쓰여진 아랍어 메모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메모는 육필이 아닌 A4 용지에 프린터로 출력된 상태였고, 이 종이는 반으로 접혀 있었다.
경찰은 “아랍어 전문가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문법도 제대로 맞지 않고 컴퓨터 번역기를 이용해 출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종이상자 안에 파프리카도 있고 바나나 껍질도 있고 해서 신빙성을 갖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요즘 테러단체들이 코란을 인용해 ‘신이 원하시면 신이 이뤄줄 것이다’라는 내용을 주로 쓰고 있는데 관련 내용이 발견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종이박스 겉에는 휴대용 부탄가스통 1개, 라이터용 가스통 1개, 500㎖ 생수병 1개 등이 테이프로 감겨있었다. 또 종이박스 안에는 브로콜리·양배추·바나나껍질 등이 있었고, 메모지 1장을 포함해 기타줄·전선·건전지·기타 음향조율기 등이 들어있었다. 경찰은 해체 후 현장감식을 한 결과 뇌관과 폭약성분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하는 50여명의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공항내 폐회로텔레비전(CCTV) 80여개를 집중 분석하는 등 용의자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또 공항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여객터미널 등에 경찰특공대 등 추가 병력을 배치할 방침이다.
앞서 29일 오후 4시30분께 경찰은 “인천공항 C입국장 옆 남자화장실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정밀 수색에 나섰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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