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안학살’의 생존자 응우옌떤런씨. 사진 조우혜 프리랜서 사진가
50년만에 한국정부 책임 촉구한 생존자 런
1004명 죽은 베트남 빈안학살 위령제 기행
1004명 죽은 베트남 빈안학살 위령제 기행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은 80여건, 9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최대 규모인 ‘빈안학살’의 생존자 응우옌떤런(65)씨는 지난달 26일 베트남 중부지방인 빈딘성 떠이빈사(옛 빈안사) 고자이마을에서 열린 ‘빈안학살 50주년 위령제’ 연설에서 “한국 정부가 이 일에 대해 책임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50년 전 2월 이곳 떠이빈사에선 3주에 걸쳐 한국군에 의해 1004명의 베트남 민간인이 학살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빈안학살’로 불린 그 과정에서 런씨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었다. 그의 나이 열다섯살이었다. 런씨는 지난해 4월 평화박물관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의 참전군인들과 맞닥뜨려야 했다. 그들은 런씨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했고 런씨는 그날 이후 “더 이상 울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떠이빈사를 시작으로 올해 베트남 중부지방 곳곳에선 당시 학살된 영령들을 위무하는 50주년 위령제가 열린다.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이 1966년에 집중됐던 탓이다. 반세기가 흘렀지만 진실은 감춰지고 학살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빈안학살 50주년 위령제에 참배하기 위해 베트남을 찾은 한국의 평화기행단을 따라가보았다. ‘파이 찌우 짝 니엠’은 베트남 말로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다.
빈딘·꽝응아이·꽝남/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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