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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불과 열흘전만해도 “안전하다” 더니…

등록 2005-10-21 18:59수정 2005-10-21 23:00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미생물팀 연구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진흥로 식약청 실험실에서 중국산 김치에 대한 기생충 검사를 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미생물팀 연구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진흥로 식약청 실험실에서 중국산 김치에 대한 기생충 검사를 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중국산 김치서 기생충알 검출 ‘충격’ 식품당국 ‘납 파동’ 성급한 결론 불신 자초 복통·피부염 가능성…인체감염 안 될수도 국민들 “철저 조사”…“수입금지” 목소리도
중국산 김치가 엎친 데 겹친 격이다. ‘납 성분’이 함유돼 안전성 논란을 일으키더니 이번엔 기생충까지 나왔다. 중국산 김치는 값이 싸다는 강점을 이용해 많은 식당에서 유통되고 있다. 가정용은 아직 많지 않지만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이번 김치 기생충 파문은 ‘중국산과 국내산 김치 모두 안전해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식품 당국의 발표가 난 지 11일 만에 터졌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못 믿겠다’ 중국산 김치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이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진 21일 회사원 신재민(31·경기도 군포시 당동)씨는 “혹시 내가 먹은 김치에도 기생충 알이 들어 있었을 것 같아 괜히 구역질이 난다”며 “정부 당국이 국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중국과 무역 마찰을 염두에 둬 대충 얼버무리려 하지 말고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부 최희정(28·서울 구로구 구로동)씨는 “평소 김치를 사서 먹지는 않지만 식당 등에서 외식을 할 때는 중국산 김치를 먹고 있지 않나 의심이 들곤 했다”며 “중국산 김치에서 납이 나온 데 이어 기생충 알까지 나왔다니 정부 당국이 철저히 조사해 아예 중국산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와 관세청의 통계를 보면 현재 수입 김치의 시장점유율은 18%다. 이 가운데 99%가 중국산이다. 중국산 김치는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해 2003년 2만8706t에서 2004년에는 7만2605t으로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주요 생산지는 산둥성, 랴오닝성이다.

식품당국에 대한 불신 가중 식약청은 이달 10일부터 김치 등 국민이 자주 먹는 9개 식품에 대한 중금속, 농약, 색소 등 위해물질 집중 검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는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이 검출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김치에 대한 안전성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검출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기생충 검출 발표는 10일 시중에 유통 중인 국내산 28개, 중국산 31개 등 모두 59개 제품에 대해 납 함유량을 분석한 뒤 모두 안전하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발표한 지 단 11일 만이다. 식품 당국이 너무 성급한 결론을 내렸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얼마나 위해한가? 일반적으로 기생충은 사람의 분변 또는 토양, 지하수 등에서 살다가 채소류 등 농산물을 통해 사람 몸에 감염된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기생충 가운데 회충은 복통과 식욕부진, 구토는 물론 심하면 폐렴까지 일으킨다. 구충은 피부염, 알레르기, 빈혈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동양모양선충과 사람등포자충은 사람의 소장 점막을 손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서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의 최민호 교수는 “기생충 알이 든 중국산 김치를 먹는다고 해서 사람에게까지 감염을 일으킬지는 알 수 없다”며 “김치의 소금 농도나 냉장 온도 등에 따라서 (감염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과거 영양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문제였으나, 요즘처럼 영양과잉 시절에는 이들 기생충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치게 공포를 느낄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의학적인 안전성 여부를 떠나 이번 중국산 김치의 기생충 검출 파문은 중국산 식품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곤 김양중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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