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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번엔 기생충 알까지…중국산 김치 모두 통관 보류

등록 2005-10-21 19:08수정 2005-10-22 11:19

9개제품 판매 금지 당국 “국내산은 안전”
납 성분이 들어 있어 안전성 논란을 일으킨 중국산 김치에서 이번에는 기생충 알이 나와 중국산 김치 파동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1일 인터넷을 통해 판매 중인 중국산 수입 김치 16개 제품에 대해 안전성 검사를 한 결과, 9개 제품에서 회충·구충·동양모양선충·사람등포자충 등 네 가지 기생충 알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국은 국내산의 경우 조사대상 18개 제품 가운데 검사가 이뤄진 8개 제품에서 아직 어떤 기생충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검출된 기생충들은 사람의 분변 또는 토양, 지하수 등에서 살다 채소류 등 농산물을 통해 인체에 감염되는 것으로, 구토·복통·영양흡수 방해 및 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이날 곧바로 기생충 알이 나온 해당 업체 수입 제품에 대해 전량 회수·폐기 및 수입 금지와 통관보류 등의 조처를 내렸다. 다른 중국산 김치에 대해서도 일단 통관을 보류했다. 당국은 또한 안전관리 강화 대책으로 앞으로 기생충 검사를 농산물 전반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기생충 감염의 진원지가 현지 생산공장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현지 김치공장의 등록 및 인증제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김치의 원료농산물에 대해 우수농산물 관리기준을 의무적으로 적용하도록 농림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손문기 복지부 식품정책과장은 “안전한 제품에 대해서만 통관을 승인하는 등 안전 조처와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준 식약청 식품안전팀장은 “검출된 기생충은 분뇨나 오염된 용수 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국의 이런 대책에도 이미 납성분 함유의 위해성을 놓고 한 차례 큰 논란을 벌인데다 기생충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이 더해져 소비자들의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불신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향기 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기생충이 나오는지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며 “정부가 수입 농산물 모니터링을 외국에 견줘 철저히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부 양아무개(50)씨도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요즘은 김치뿐 아니라 모든 수입 식품에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이창곤 김양중 조기원 기자 goni@hani.co.kr



중국산 김치서 기생충알 검출 ‘충격’

불과 열흘전만해도 “안전하다”더니

중국산 김치가 엎친 데 겹친 격이다. ‘납 성분’이 함유돼 안전성 논란을 일으키더니 이번엔 기생충까지 나왔다. 중국산 김치는 값이 싸다는 강점을 이용해 많은 식당에서 유통되고 있다. 가정용은 아직 많지 않지만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이번 김치 기생충 파문은 ‘중국산과 국내산 김치 모두 안전해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식품 당국의 발표가 난 지 11일 만에 터졌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못 믿겠다’ 중국산 김치=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이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진 21일 회사원 신재민(31·경기도 군포시 당동)씨는 “혹시 내가 먹은 김치에도 기생충 알이 들어 있었을 것 같아 괜히 구역질이 난다”며 “정부 당국이 국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중국과 무역 마찰을 염두에 둬 대충 얼버무리려 하지 말고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부 최희정(28·서울 구로구 구로동)씨는 “평소 김치를 사서 먹지는 않지만 식당 등에서 외식을 할 때는 중국산 김치를 먹고 있지 않나 의심이 들곤 했다”며 “중국산 김치에서 납이 나온 데 이어 기생충 알까지 나왔다니 정부 당국이 철저히 조사해 아예 중국산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와 관세청의 통계를 보면 현재 수입 김치의 시장점유율은 18%다. 이 가운데 99%가 중국산이다. 중국산 김치는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해 2003년 2만8706t에서 2004년에는 7만2605t으로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주요 생산지는 산둥성, 랴오닝성이다.

식품당국에 대한 불신 가중= 식약청은 이달 10일부터 김치 등 국민이 자주 먹는 9개 식품에 대한 중금속, 농약, 색소 등 위해물질 집중 검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는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이 검출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김치에 대한 안전성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검출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기생충 검출 발표는 10일 시중에 유통 중인 국내산 28개, 중국산 31개 등 모두 59개 제품에 대해 납 함유량을 분석한 뒤 모두 안전하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발표한 지 단 11일 만이다. 식품 당국이 너무 성급한 결론을 내렸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얼마나 위해한가?= 일반적으로 기생충은 사람의 분변 또는 토양, 지하수 등에서 살다가 채소류 등 농산물을 통해 사람 몸에 감염된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기생충 가운데 회충은 복통과 식욕부진, 구토는 물론 심하면 폐렴까지 일으킨다. 구충은 피부염, 알레르기, 빈혈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동양모양선충과 사람등포자충은 사람의 소장 점막을 손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서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의 최민호 교수는 “기생충 알이 든 중국산 김치를 먹는다고 해서 사람에게까지 감염을 일으킬지는 알 수 없다”며 “김치의 소금 농도나 냉장 온도 등에 따라서 (감염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과거 영양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문제였으나, 요즘처럼 영양과잉 시절에는 이들 기생충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치게 공포를 느낄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의학적인 안전성 여부를 떠나 이번 중국산 김치의 기생충 검출 파문은 중국산 식품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곤 김양중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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