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낳은 역사적 갈등, 제도로 풀자”
11개국 평화선언문 채택 예정
“아시아의 미래를 여는 열쇠는 ‘평화’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11개국의 국회의원들이 21일 아시아의 미래를 화두로 머리를 맞댔다. 이날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시작된 ‘아시아평화의원 연대회의(PAPA)’ 창립총회 자리다.
아시아평화의원 연대회의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에 반대하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왜곡된 아시아의 역사·정치·사회·문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아시아 나라 의원들이 뜻을 함께한 모임이다.
23일까지 열리는 창립총회엔 2차 대전 당시 가해국인 일본과, 피해국인 한국, 중국,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몽골, 인도네시아 등의 국회의원 6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모임은 아시아 지역 국가 간의 제도화된 협력을 강화하려는 뜻도 담고 있다.
아시아평화의원 연대회의 한국위원회는 김태홍 열린우리당 의원이 상임대표를, 김덕룡 한나라당 의원과 김효석 민주당 의원,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 등 야당 의원 3명이 공동대표를 맡았으며 여야 의원 60여명이 가입했다. 이들 의원 가운데 30여명이 이날 직접 제주도를 찾았다.
김태홍 상임대표는 “아시아 국가들은 역사 기술 문제든 국가간 영토 분쟁이든, 과거사 청산과 전후 처리에서 비롯된 역사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아시아 국가 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아시아의 평화와 우호적 환경 조성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 문제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협의의 틀로 의원들의 연대회의체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위원회는 이번 창립총회에서 아시아 국가 간 공동 의제로 △군 위안부, 원폭 피해자 등 2차 대전 당시 피해 국가의 피해 조사와 진상 규명 △피해자 및 피해국에 대한 국제 보상기구 구성 △아시아 평화 증진을 위한 의원 외교 활동의 제도적 틀 마련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참석자들은 또, 마지막날인 23일 일본의 불완전한 과거사 처리와 그로 인해 왜곡된 국가 관계를 풀기 위한 상호 협력 및 행동 방안 등을 담은 평화선언문을 채택한다. 제주/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