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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외국학생들에게 ‘한국 민주화’ 가르칠 때 가장 신나죠”

등록 2016-03-15 19:39수정 2016-03-15 20:47

최혜월 한국학연구소장
최혜월 한국학연구소장
호주국립대 최혜월 한국학연구소장
“미국에서 한국학을 가르칠 땐 북미와 동아시아만 보였어요. 여기 오고 나니 동남아와의 관계, 세계와의 관계가 보이더군요.”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외교부 초청으로 캔버라를 방문한 지난 9일, 호주국립대학(ANU) 캠퍼스에서 만난 최혜월 한국학연구소장은 호주가 지닌 지리학적·사회적 특성이 학문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구 남반구에 위치한 이 나라에 대해 캥거루나 와인부터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호주의 또다른 상징은 ‘다문화사회’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유럽에서 온 이민자가 대다수였지만 아시아계 등 이민자가 급증하며 현재는 다문화가정 출신이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한다. 아세안(ASEAN)과 파트너십을 맺은 지는 40년이 넘었다. 자연스레 정부나 학계에서도 국경을 넘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축적된 연구의 깊이도 다르다. 아시아 연구는 물리학과 함께 호주 학계에서 늘 메이저 분야로 꼽힌다.

한국학연구소가 소속된 호주국립대의 아시아태평양대 교수진은 250명. 미국이나 유럽에 있는 어떤 대학보다도 큰 규모다. 이 가운데 한국학 전담 교수는 5명에, 관련 교수가 10명 정도다. 아직 교수진 수는 부족하지만, 반가운 건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제가 올 때만 해도 전공자가 10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180명이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예요. 확실히 한류 영향이 커요.” 학생들의 논문 주제도 북한에 갔다가 돌아온 북송 재일동포 문제, 70년대 민주화운동에서의 국제적 네트워크,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여성 문제같이 ‘트랜스내셔널’한 이슈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젠더사 전공자로 애리조나대 등 미국 대학에서 20여년간 한국학을 가르친 최 교수는 “미국 쪽 대학의 한국학 전공자는 90% 이상이 한국계 미국인인 데 비해 여기는 한인계, 동남아 등 아시아계, 백인계가 각각 3분의 1에 이른다”고도 했다. 일본-중국-인도네시아어 순이던 언어 전공자 수도 이젠 일본-중국-한국어 순으로 바뀌었다고 그는 소개했다.

최 교수는 지난해 10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성명을 내놓은 국외 연구자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서명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역사는 유동적인 거다. 그걸 고정적, 강압적으로 만든다는 데 당황스러웠다. 그렇게 아베를 비판해왔는데…”라고 말했다. “한국학을 외국에서 가르치면서 가장 신날 때가 언제인지 아세요? 민주화 시기를 가르칠 때예요. 학생들도 관심이 많고, 다른 나라에 모델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죠. 거기서 후퇴하는 양상이 보이는 게 우려스러워요.”

캔버라/글·사진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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