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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일본, 과거사 십자가 내려놓아선 안돼”

등록 2005-10-23 18:30수정 2005-10-23 23:31

아베 토모코 일본 사민당 중의원.
아베 토모코 일본 사민당 중의원.
제주 아시아평화의원 연대회의 참석 일 의원들이 말하는 ‘반성·책임·미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일본 국회의원들이 A급 전범이 묻혀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일본은 아시아의 전쟁 피해에 대해 반성부터 해야 합니다.”

23일 ‘아시아평화 의원 연대회의’(PAPA) 창립총회가 열린 제주 국제컨벤션센터. 회의에 참석한 아시아 11개국 국회의원들 가운데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가장 큰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은 일본 의원들이었다.

3선인 아베 토모코 사민당 중의원(57)과 고바야시 치요미 전 민주당 중의원(37)은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는 아시아 국가 사이의 신뢰감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회의장에서도 “2차 세계대전의 전후 처리 문제는 21세기까지 일본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야나세 스스무 사민당 중의원)라거나, “일본 정부가 이웃나라에게 사죄나 보상을 하지 않는다면 아시아의 조화로운 역사를 펼쳐나갈 수 없다”(오가타 야스오 공산당 참의원)는 일본 의원들의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아베 의원과 고바야시 전 의원은 지난 6월 연대회의 준비 과정에서부터 적극 참여해 왔다. 특히 고바야시 전 의원은 지난달 ‘우정 개혁’을 둘러싸고 여야가 격돌한 총선에서 고이즈미 돌풍에 휘말려 낙선하는 바람에 회원 자격을 잃었음에도, ‘옵서버’로 회의에 참가하는 열성을 보였다.

고바야시 치요미 전 민주당 중의원.
고바야시 치요미 전 민주당 중의원.

그러나 과거사 청산에 대해 적극적인 일본 의원들의 태도와 달리, 아시아 각국 의원들은 ‘평화’라는 목표에 공감하면서도,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직접 언급을 꺼리고 경제 협력을 강조하는 등 상당한 신중론을 폈다.


고바야시 전 의원은 이런 상황일수록 오히려 일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의원들은 역사 문제 해결이 아시아 평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강조했지만, 동남아 국가 의원들은 빈곤 퇴치를, 러시아 의원들은 테러 방지를 주 해결과제로 지적하는 등 각 나라의 처지에 따라 강조점이 달랐다”며 “과거사에 책임이 있을 뿐 아니라 경제 강국인 일본이 각 나라와 계속 의견을 주고받으며 차이를 좁혀 나가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의원은 특히 “일본 의원들이 더 많이 왔어야 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애초 30∼40명이 참석하기로 했지만, 지난달 총선에서 대거 쓴 잔을 마시는 바람에 참가자가 민주당·사민당·공산당 소속 의원 6명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일제 침략전쟁의 과정과 사후 처리를 다뤄나가야 할 연대회의로서도 큰 역량 손실인 셈이다.

고바야시 전 의원은 “아직 일본 의원 대다수가 연대회의에 대해 잘 모르고, 언론들도 관심이 없다”며 “그러나 매년 행사를 열고 의원들의 참여를 높인다면 일본 정부도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사진 <코리아포커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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