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강주원 경남대 객원연구위원 제공
조선족 사업가와 북한 사람들과의 만남
지난 9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한 옷공장에는 전날 회식 자리에서 맥주잔을 부딪친 북한 여성 세 명이 미싱대에서 옷을 박고 있었다. 우리는 말없이 눈빛과 웃음으로 인사를 나눴다. 이날 낮 12시, 북한 노동자들이 점심을 먹으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텅 빈 공장 미싱대에 앉았다. 대북제재의 다음 대상은 북한의 해외노동자다. 미국은 북한 해외노동자 파견 등을 가로막는 내용의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지난 16일 발표했다. 옷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받는 월급은 약 2000위안(약 35만8000원)이다. 월급의 3분의 1가량이 노동자에게, 3분의 2는 북한 정부와 인력 송출 회사로 들어간다. 세계는 이들을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 인권 탄압의 대상으로 본다. 공장 바깥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하루에 열두 시간 노동하고, 적은 월급을 받는다. 북한을 떠나 처음 이 옷공장에 왔을 때 여성 노동자들은 큰 국그릇 기준으로 한 끼에 쌀밥을 두 그릇 먹었다. 한두 달 뒤 영양상태가 좋아지면서 식사량을 줄였다. 한국의 동남아시아 출신 노동자들이 그러하듯 이들도 중국에서 악덕 사장을 만나기도, 좋은 사장을 만나기도 한다. 때로 선이 악을, 악이 선을 낳는 현실에서 북한 노동자들을 향한 세계의 인권 잣대는 이들을 위한 것일까. 우리말을 공유하는 단둥의 네 인류를 연구한 강주원 박사와 동행했다. 신의주와 압록강을 사이에 둔 단둥에서 8박9일을 지냈다.
단둥/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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