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허준영(64) 전 코레일 사장의 집을 29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허 전 사장을 31일 오전 10시에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2011년 삼성물산에서 127억원 규모의 용산철도차량기지 이전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수주한 뒤 수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폐기물업체 ㅇ사의 실소유주 손아무개씨를 구속해 수사를 벌여왔다. 허 전 사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손씨는 2009년 허 전 사장이 코레일 사장으로 취임하자 이 회사 간부로 들어왔다. 또 31조원 규모의 용산 개발 추진을 위해 코레일 주도로 설립된 용산역세권개발의 상임고문을 맡기도 했다. 검찰은 별다른 실적이 없었던 손씨의 회사가 1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를 살펴보다가 손씨가 허 전 사장에게 돈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다.
허 전 사장은 2011년 12월 코레일 사장에서 물러난 뒤 이듬해 열린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서울 노원병 지역에 출마했지만 노회찬 전 정의당 공동대표에게 패해 낙선했다. 허 전 사장은 2013년 노원병 지역 재보궐선거에 다시 출마했으나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에게 졌다. 검찰은 허 전 사장이 총선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정치 자금의 일부를 손씨에게서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손씨를 회삿돈 9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이날 구속 기소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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