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넥슨 사무실. 연합뉴스
넥슨과 연고 없는 일반인 중엔 두번째로 높아
진 검사장 “31일 문서 통해 공식 해명하겠다”
진 검사장 “31일 문서 통해 공식 해명하겠다”
고위공직자 가운데 지난해 재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본부장(검사장)이 2011년 말 넥슨의 일본 증시 상장 당시 넥슨의 26번째 주요 주주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진 검사장보다 지분이 많은 주주는 넥슨 지주사인 엔엑스씨(NXC)와 김정주 창업자 부인 유정현씨, 그리고 임직원 등 특수 관계인과 전문 투자회사 등이었다. 특히 진 검사장은 넥슨의 전현직 대표보다 지분율이 높아 투자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진경준 검사장은 31일 “이날 안으로 법조 기자단에 문서를 통해 공식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진 검사장은 지난해 넥슨 주식 80만주를 126억원에 매각해, 재산 공개 대상 고위공직자 중 재산증가액 1위에 올랐지만, 주식 취득 과정이나 자금 출처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넥슨이 2011년 12월 일본 도쿄증권 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공개한 ‘신규상장 신청을 위한 유가증권 보고서’를 보면, 진 검사장은 2011년 11월께 넥슨 주식 85만3700주를 보유했다. 지분율로 치면 0.23%다. 당시 공모가가 1300엔이었음을 감안하면 110억원이 넘는 액수다.
일본 시장에 상장하기 전 넥슨의 전체 주주 수는 404명이었다. 보고서에는 이 가운데 46만주 이상, 지분 0.12% 이상을 가진 주주 50명의 이름이 공개돼 있다. 진경준 검사장은 이 가운데 26번째로 지분율이 높았다.
넥슨과 특별한 연고가 없는 일반인 중에 진 검사장의 지분율이 두번째로 높았다. 진 검사장보다 지분이 많은 25명 가운데 24명은 넥슨의 전·현직 임직원이거나 넥슨 자회사·투자회사였다.
심지어 진 검사장은 웬만한 넥슨 임직원보다 더 많은 지분을 갖고 있었다. 권준모(0.18%) 전 넥슨코리아 대표나 조성원 당시 넥슨코리아 퍼블리싱 본부장(0.14%)보다 지분이 많았고, 현재 넥슨 대표인 박지원(0.12%) 당시 운영본부장보다도 지분이 두배 가까이 많았다. 창업주 김정주 대표의 부인인 유정현씨의 지분율은 0.68%였다.
비상장 주식은 증자에 참여하거나 장외 시장에서 매입해야 하는데, 당시 넥슨 주식은 거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진 검사장이 회사에 직접 상당한 투자를 했거나 회사에 상당한 기여를 한 점을 인정받아 대주주에 버금가는 지분을 취득했을 가능성이 크다. 진 검사장은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엔엑스시(NXC) 대표와 대학 동기로, 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2011년 일본 주식 시장 상장을 앞두고 그해 7월 주식을 100배로 분할했다. 진 검사장의 주식 수도 애초 8537주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증권회사 직원은 “지분율이 26번째라면 상당한 주주이다. 사주와의 인연이 깊거나, 창사 초기 상당한 기여를 했어야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진경준 넥슨 지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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