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연구팀, 경기 1개 면 전수조사
상당수의 농촌 노인들이 경제, 의료, 사회참여, 관계 등에서 소외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의 한 면 지역 농촌 노인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열명 중 여섯명은 연 소득이 1천만원 미만의 빈곤층인 것으로 나타났고, 열에 넷 이상은 자신의 건강이 나쁘고, 열에 한명 이상은 지난 1년 동안 병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했다고 답했다.
1일 지난해 12월 발간된 저널 <사회복지정책>에 게재된 연세대 ‘SSK 고령화사업단’의 박경순 전임연구원의 논문 ‘사회적 배제가 농촌 노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및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를 보면, 밭과 논농사가 주종을 이루는 경기도 소재 한 면 단위 지역 농촌마을에 사는 60살 이상의 노인과 그 배우자 769명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2012년), 응답자의 64.1%가 연 소득이 1천만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박 연구원은 연 소득 1천만원 미만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경제적 배제 집단’, 곧 빈곤층으로 분류했다.
또 응답자의 44.3%가 자신의 건강상태를 나쁘다고 답했으며, 10.1%는 “최근 1년 동안 본인이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적이 있습니까”란 물음에 “예”라고 답했다. 박 연구원은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답한 이들을 건강 배제 집단으로, 병원에 가고 싶어도 경제적 이유 등으로 인해 가지 못한 집단을 의료 배제 집단으로 분류했다.
이와 함께 노인회 행사나 이웃 돕기, 친목 및 사교 모임 참가, 노인회나 부녀회 참가 등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참여했느냐는 물음에 10.3%가 어떤 곳에도 참여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박 연구원은 이들을 사회참여의 배제 집단으로 분류했다. 이와 함께 “현재 친구가 없다”고 답한 이들을 ‘관계적 배제 집단’으로 분류했는데, 이들도 12%에 이르렀다. 학교에 다닌 경험이 없다고 답한 교육 배제 집단도 32.3%에 달했고, 농사를 포함해 자기 일을 하거나 가족이나 친척을 도와주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물어 아무 데도 참여하고 있지 않은 ‘근로 배제 집단’ 역시 33.3%를 기록했다.
박 연구원은 논문에서 “빈곤, 공적인프라 부족, 의료서비스 접근성 문제 등으로 농촌 노인들의 상당수가 여러 사회적 배제를 중복 경험하고 있으며, 이번 조사 대상 지역에서는 이런 배제를 단 하나도 경험하지 않는 경우는 17.7%에 그쳤다”며 “이런 배제가 높을수록 농촌 노인의 건강이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나 다차원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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