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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북사업가 C의 비밀

등록 2016-04-01 20:59수정 2016-04-01 23:11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mayseoul@naver.com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mayseoul@naver.com
무역 금지로 길을 잃은 기업인들
하나의 강 위에 두 개의 다리가 흐른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이어지는 중조우의교(왼쪽)로 하루 두 차례, 사람과 물자가 이동한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을 받아 끊어진 압록강단교(오른쪽)는 역사적 관광지다. 신의주에 닿을 수 없는 다리 위로 노란색 점퍼를 입은 남자와 어린아이가 뛰어다녔다. 단둥의 한국인 대북사업가들은 중조우의교를 건너지 않고서 북한을 넘나든다. 북한 공장에 주문을 넣고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상품을 보낸다.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기존의 적대적 대북정책에서 방향을 튼 북방정책을 발표하면서 대북사업가 1세대가 태어났다. 개성공단 개설 전부터 시작된 단둥에서의 남북경협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거치며 활발해졌다. 한반도 밖에서 남북 사람이 술에 취하고, 어깨동무를 하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다. 2010년 천안함 침몰 이후 5·24 조치가 나왔다.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경협이 금지된 것이다. 2016년 3월8일 한국 정부는 북한산 물품 반입 금지 등을 포함한 독자제재안을 발표했다. 통일부의 장려를 받아 작은 통일을 꿈꾸던 그들은 5·24 조치로 단둥을 떠났고, 남은 이들마저 최근 정부의 독자적 대북 제재 소식을 듣고 다시금 절망했다. 이들이 만들어낸 상품은 적발 대상이다. ‘숨은 존재’여야 하는 대북사업가들을 사진에 담을 수 없어 이들의 얼굴을 일러스트로 형상화했다.

단둥/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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