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
<한겨레>, 넥슨 비상장주식 취득 문제제기 닷새만에 퇴진
“재산문제 조사 필요하면 성실히 응할 것…심려 끼쳐 송구”
“재산문제 조사 필요하면 성실히 응할 것…심려 끼쳐 송구”
비상장 주식 투자로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둬 논란을 빚은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본부장(검사장)이 2일 사의를 밝혔다. 지난달 28일 <한겨레>가 진 검사장의 주식 보유와 직무연관성 등에 대해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한지 닷새 만이다.
진 검사장은 이날 법무부 기자들에게 전달한 입장자료를 통해 “지난 며칠동안 저의 거취에 관해 깊이 고민해 왔고 오늘 오후 장관님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진 검사장은 “관련법에 따라 숨김 없이 재산을 등록하고 심사를 받아 왔지만 국민의 눈에 부족함이 있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면서 “이제 그 점을 깨닫고 더 이상 공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사의 표명 이유를 설명했다.
진 검사장은 “제 재산 문제에 어떤 식으로든 조사가 필요하다면 자연인의 입장에서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하는 등 성실하게 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이날 김현웅 법무부 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김 장관도 곧 사직서를 수리할 것으로 보인다.
진 검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자신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식 투자와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고, 특히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공개한 고위공직자들의 재산변동 신고 내역에 대한 심사에 착수하면서 자신의 주식매입 및 매각을 둘러싼 논란도 심사 대상이 됨에 따라 조직에 더이상 누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관계자는 “진 검사장은 이번 사태가 불거진 후 내부적으로 사실관계를 소명했다”며 “다만 법무·검찰 조직에 누를 끼치는 점을 고민한 끝에 용퇴 결심을 한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진 검사장은 2005년 비상장 상태인 넥슨 주식을 샀고, 이후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된 이 회사 주식 80만1500주를 보유했다가 지난해 126억461만원에 처분했다. 그의 총재산 156억원의 80%로, 한해 동안 거둔 시세 차익만 37억9853만원에 달했다. 그의 지난해 재산 증가액은 행정부·사법부 등 전체 공개 대상 공직자 2328명 중 최고였다.
특히 시세차익뿐만 아니라 그가 비상장 넥슨 주식을 어떤 경위로 어느 정도 가격에 샀는지, 넥슨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친구 사이로 알려진 김정주 넥슨 창업주와는 연관이 없는 것인지 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주식 보유 전인 2002~2004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파견 근무한 이력과 주식 취득 이후인 2009~2010년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부장으로 재직한 경력 등도 주식취득 및 보유의 적절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는 지난달 30일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근무하는 친구의 권유로 제3자로부터 주식을 주당 수만 원에 매입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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