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교수, 변호사 아들 청탁 폭로
해당 학생 경북대 로스쿨에 합격
학교쪽, 내부고발 신교수 조사나서
해당 학생 경북대 로스쿨에 합격
학교쪽, 내부고발 신교수 조사나서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법조인 자녀들의 광범위한 로스쿨 입시 청탁 의혹을 제기해 파장이 일고 있다. 학교 쪽은 내부고발을 한 이 교수에 대해 조사에 나섰고, 경찰은 경북대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
최근 <로스쿨 교수를 위한 로스쿨>이라는 책을 출간해 동료 교수의 입시 청탁을 고발한 신평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3일 <한겨레>와 만나 “로스쿨 교수들에게 입시 청탁 전화는 사실상 일반화돼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대형 로펌의 한 대표변호사가 전화를 걸어 ‘우리 애가 입학하도록 해주면, 나중에 졸업할 때 다른 경북대 학생들도 (우리 로펌에) 같이 취업을 시켜주겠다’는 제안을 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또 입시생이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배경을 밝히는 일이 종종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이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배경을 드러내는 일이 흔하다. 교수들은 법조인 자녀가 법조에 대한 이해가 깊고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졸업할 수 있다고 생각해 대체로 호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청탁이 바로 입학 비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전화가 충분히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하자는 측면에서 (책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경북대 로스쿨의) 한 교수가 ‘ㄱ변호사 아들이 이번에 우리 법전원에 원서를 냈는데 꼭 합격시켜야 한다’며 교수 연구실을 찾아다녔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ㄱ변호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경북대 로스쿨의 박아무개 교수와 연수원 동기라서 잘 알고 있다. 박 교수에게 사석에서 경북대 입학전형에 대해 물어본 건 사실이다. 주변에 법조인들은 자주 만날 기회가 있고, 법조계는 좁기 때문에 누구 자녀가 어디 로스쿨에 간다고 하면 웬만하면 서로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겨레>에 “동기 변호사의 자녀가 지원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청탁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박 교수는 2013년 말 몇몇 동료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다니며 ‘ㄱ변호사의 아들을 꼭 합격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ㄱ변호사 아들의 면접시험에 참가했던 한 교수는 “아버지가 검사 출신이냐”고 물었고, 이 과정에서 ㄱ변호사의 실명까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생은 이듬해 경북대 로스쿨에 합격했다.
경북대는 내부고발자인 신 교수한테서 책에서 언급한 청탁 교수가 누군지 등에 대한 답변을 들은 뒤 후속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문재 경북대 로스쿨 원장은 “우리는 면접 10분 전에 면접위원을 추첨하기 때문에 누가 면접장에 들어갈지 모르는 상황이다. 누군가가 입시에 개입한다거나 청탁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안 된다”며 “신 교수의 답변을 받고, 동료 교수가 누군지 밝혀지면 수사를 의뢰할 것인지 검토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구지방경찰청은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제기한 경북대 로스쿨의 부정입학 의혹에 대해 지난 31일 수사에 착수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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