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최악의 미세먼지가 벚꽃이 절정을 맞은 주말과 휴일 전국을 뒤덮었다. 봄나들이 계획을 세웠던 시민들은 계획을 취소하고 집 안에 머물거나, 고농도 미세먼지를 마시며 나들이를 하는 불편을 겪었다.
대기 정체로 누적된 국내 대기오염 물질과 중국에서 유입된 황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 이번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은 지난 8일 오후부터 시작돼, 서울에서는 토요일인 9일 오후 4시 미세먼지(PM10) 농도가 시간평균 203㎍/㎥까지 치솟았다. 서울의 미세먼지 시간평균 농도가 200㎍/㎥을 넘기는 지난해 3월30일 황사가 불어왔을 때 이후 1년 만에 처음이다.
전국을 뒤덮은 미세먼지 탓에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도 잇따랐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지역별로 시간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50㎍/㎥을 넘는 상태가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지방자치단체들이 발령한다.
한국환경공단의 대기질 경보 발령 현황 집계를 보면, 8일부터 10일 오후 5시 현재까지 전국 지자체에서 발령한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는 37건에 이른다. 대전 동·서부권역과 광주광역시에는 각각 8일 오후 7시와 9시에 발령된 미세먼지 주의보가 10일까지 연 3일 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광주에서는 9일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50㎍/㎥)보다 3배 이상 높은 159㎍/㎥까지 올라가, 전국 최악의 대기질을 보였다. 미세먼지 농도 151㎍/㎥이상은 환경부 대기질 예보 등급의 ‘매우 나쁨’ 단계로, 어린이나 노인 등 대기오염에 민감한 사람은 실외 활동을 하기 전에 의사와 상의해야한다고 환경부가 권고하는 수준이다.
고농도 미세먼지는 11일에는 다소 걷힐 전망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1일은 대기 확산이 원활하여 대체로 청정한 대기 상태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도권·충청권·호남권은 대기정체로 오전까지는 농도가 다소 높을 것”이라고 10일 예보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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